하이경의 ‘한 턱’. 63스카이아트미술관 제공
하이경의 ‘한 턱’. 63스카이아트미술관 제공
서울 여의도 63빌딩 스카이아트미술관에서 오는 7월6일까지 열리는 ‘낯선 공간, 낯선 풍경’전은 네 명의 젊은 화가가 익숙한 도시의 풍경과 공간을 자신만의 시선과 개성 있는 사유를 통해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스카이아트미술관이 2010년부터 매년 유망작가 2명을 선정해 지원하는 ‘뉴 아티스트 프로젝트’의 수상 기념전인 이번 전시는 2012년과 2013년 지원 대상자로 선정된 이경하, 이문주, 이효연, 하이경 등 네 명의 합동 전시회다.

이경하는 공간과 대상을 목탄과 유화물감이라는 이질적인 재료를 통해 재구성한다. 그는 ‘노동자’ ‘쉬고 있는 남자’에서 보듯 하늘 바다 대지 등 영원불변한 대상은 목탄으로, 인공적이고 유한한 현실의 대상은 원색으로 단순하게 묘사한다. 두 대상 사이의 긴장 속에서 작가는 삶 속에서 경험하는 갈등을 완화시키는 중간 지점을 표현한다.

하이경은 어디서 본 듯 익숙한 풍경이 낯설고 새롭게 느껴지는 순간을 화폭에 담았다. 그러나 그 모습은 ‘느리게 걷다 #2’에서처럼 어떤 의미가 반영된 게 아니라 산책하며 바라본 듯 덤덤한 모습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이효연은 차가운 도시공간 속에서 고립적으로 살아가는 도시민의 외로움을 포착하고 있다. 단조로운 배경에 하얀 밴드로 눈을 가린 인물들과 뒷모습을 촬영한 사진 이미지를 재구성해 현대인의 고독한 내면을 담아냈다.

이문주는 도시의 특정 장소를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기록해 이를 바탕으로 사실과 상상이 결합된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그는 폐기 처분과 대량 생산을 반복하는 도시의 순환과정을 묘사하는 한편 테마파크로 변신하고 있는 현대 도시의 새로운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02)789-5663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