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 받는 제2 재보험사 설립…국내외 투자거물들 지갑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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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4월9일 오후 3시21분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제2의 재보험사(가칭 팬아시안리)에 국내외 투자업계 거부(巨富)들이 출자를 확정했거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대표적 사모펀드 운용사인 에이티넘파트너스와 가이저파트너스의 이민주 회장과 원재연 회장은 각각 팬아시안리에 출자 방침을 통보했다. 김익래 키움증권 회장, 서동표 아시아인베스트먼트캐피탈 대표도 투자계획을 확정했다. 해외에선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벅셔 해서웨이가 출자를 적극 검토 중이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팬아시안리’는 이달 말께 초기 자본금 3500억원의 모집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현재 국내 연기금 등을 대상으로 펀딩(자금모집)에 나서고 있으며 2000억원가량의 자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자자 중 에이티넘파트너스의 이 회장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인 씨앤앰을 2008년에 매각, 1조원가량의 차익을 올린 재력가다. 가이저파트너스의 원 회장도 2009년 SO인 큐릭스를 팔아 2500억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키움증권 김 회장은 보험시장 진출을 위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업체는 각각 500억원가량을 투자해 15%씩의 지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서동표 아시아인베스트먼트캐피탈 대표는 300억원가량을 출자한다.
출자의사를 밝힌 벅셔 해서웨이는 지분 50%까지도 매입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며 최대주주 자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팬아시안리 측이 난색을 표명, 벅셔 해서웨이의 투자가 실제로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해 국내 재보험시장은 6조3000억원 규모다. 10여개 외국계 재보험사가 국내에서 영업 중이며 코리안리가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코리안리가 국내 모든 재보험 물량을 인수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코리안리를 제외한 또 다른 토종 재보험사가 생기면 외국계 물량과 국내에서 소화되지 못해 해외로 넘어가는 것까지 모두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 아래 거부들이 출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제2재보험사 설립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3500억원의 자본금이 턱없이 작다는 이유에서다. 제2재보험사 설립은 김기홍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와 정채웅 법무법인 광장 고문 등이 주도하고 있다. 대표에는 김 전 부원장보가 내정된 상태다. 금융당국은 예비인가 신청이 들어오면 자금 출처 등을 판단한 뒤 설립 승인을 결정할 계획이다.
고경봉/김은정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