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女成시대] 김순자 사장 "요리법만 300개…김치에 미쳐 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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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명장 1호' 김순자 한성식품 사장
최고급 국산 재료 고집…특급호텔에 납품 성공
美·日 등 12개국에 수출…2014년 매출 500억 목표
최고급 국산 재료 고집…특급호텔에 납품 성공
美·日 등 12개국에 수출…2014년 매출 500억 목표
김순자 한성식품 사장은 대한민국 김치 명장 1호다. 2007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하는 포기김치류 제1호 명인(대한민국 식품명인 제29호)으로 선정됐고, 2012년엔 고용노동부의 대한민국 식품명장 제1호 명예를 안았다.
김 사장은 김치 회사를 차린 이유로 “몸에 좋고 맛도 있는 김치를 제대로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먹이고 싶었다”고 답했다. 한성식품은 올해 김치 매출 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하와이,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12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손해 보더라도 최고급 고집
김 사장의 친정은 김치를 300~500포기씩 담가야 했던 종갓집이었다. 특이체질 때문에 김치만 먹고 살았고, 김치와 관련된 것이라면 뭐든지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가 1986년 창업을 한 것은 우연히 친구들과 만난 호텔 식당에서 한 고객이 “특급호텔 김치가 왜 이렇게 맛이 없느냐”고 불만을 제기하는 것을 듣고 나서였다. “종갓집 김치 맛을 외국인에게도 맛보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엔 서울 대림동에 109㎡(33평) 크기의 공장을 얻어 시작했다. 배추, 고춧가루, 무 등 모든 재료를 최고급 국산만 고집했다. 처음엔 ‘손해 보는 장사’였다. 원재료가 상하면 안 되는 데다 공을 들여 발효시키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나처럼 김치 아니면 못사는 사람만이 제대로 된 김치 회사를 차릴 수 있다는 사명감으로 일했습니다.”
○황제 김치 등 특허 김치
김 사장은 자신이 만든 김치를 들고 특급호텔부터 찾았다. 그는 “외국인에게 김치를 맛보게 하려면 짜지 않고 맵지도 않아야 했다”며 “몸뻬(일바지) 입고 공장에서 일하다가 정장으로 갈아입고 호텔에 뛰어가는 일이 부지기수였다”고 말했다.
호텔 납품에 성공한 뒤로 한성식품은 서울아시안게임, 서울올림픽, 부산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스포츠 행사의 공식 김치 지정업체로 선정되기 시작했다. 위생과 맛을 고려해야 하는 주최 측이 특급호텔을 찾아와 김치 업체를 소개받았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우리 김치를 맛본 사람들이 ‘정말 맛있다’고 하면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며 “그 이후 김치에만 푹 빠져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10여년 전부터는 재료를 다양화한 특허 김치를 내놓기 시작했다. 한입에 쏙 들어가는 ‘황제 김치’는 시원한 무로 겉을 감싸 보기에도 예쁜 대표 상품이다. 치자·적채 등으로 염색한 특허 김치, 미니 보쌈 등 그의 아이디어로 만든 김치 요리법만 300여종에 달한다. 김 사장은 “어딜 가서 무얼 보고 누굴 만나도 색감이나 디자인, 맛 등 특허 김치로 연결시키는 생각만 한다”고 말했다.
○김치 대학 세우는 게 꿈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김치를 파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200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영양 위해요소 분석과 2007년 국방부 위생심사를 통과했지만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다. “미국 심사를 통과하고 김치 공급 자격을 따내는 데만 4~5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중국 등 저가 김치와 싸워야 했습니다.”
김 사장의 꿈은 이론부터 실기까지 모든 것을 가르치는 ‘김치 대학’을 세우는 것이다. 그 첫 단계로 현재 부천김치테마파크를 운영하면서 네 살부터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김치를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김치 대학 안에 외국인들이 단기, 장기 과정으로 김치를 배울 수 있는 코스도 만들고 싶습니다.”
부천=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김 사장은 김치 회사를 차린 이유로 “몸에 좋고 맛도 있는 김치를 제대로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먹이고 싶었다”고 답했다. 한성식품은 올해 김치 매출 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하와이,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12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손해 보더라도 최고급 고집
김 사장의 친정은 김치를 300~500포기씩 담가야 했던 종갓집이었다. 특이체질 때문에 김치만 먹고 살았고, 김치와 관련된 것이라면 뭐든지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가 1986년 창업을 한 것은 우연히 친구들과 만난 호텔 식당에서 한 고객이 “특급호텔 김치가 왜 이렇게 맛이 없느냐”고 불만을 제기하는 것을 듣고 나서였다. “종갓집 김치 맛을 외국인에게도 맛보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엔 서울 대림동에 109㎡(33평) 크기의 공장을 얻어 시작했다. 배추, 고춧가루, 무 등 모든 재료를 최고급 국산만 고집했다. 처음엔 ‘손해 보는 장사’였다. 원재료가 상하면 안 되는 데다 공을 들여 발효시키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나처럼 김치 아니면 못사는 사람만이 제대로 된 김치 회사를 차릴 수 있다는 사명감으로 일했습니다.”
○황제 김치 등 특허 김치
김 사장은 자신이 만든 김치를 들고 특급호텔부터 찾았다. 그는 “외국인에게 김치를 맛보게 하려면 짜지 않고 맵지도 않아야 했다”며 “몸뻬(일바지) 입고 공장에서 일하다가 정장으로 갈아입고 호텔에 뛰어가는 일이 부지기수였다”고 말했다.
호텔 납품에 성공한 뒤로 한성식품은 서울아시안게임, 서울올림픽, 부산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스포츠 행사의 공식 김치 지정업체로 선정되기 시작했다. 위생과 맛을 고려해야 하는 주최 측이 특급호텔을 찾아와 김치 업체를 소개받았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우리 김치를 맛본 사람들이 ‘정말 맛있다’고 하면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며 “그 이후 김치에만 푹 빠져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10여년 전부터는 재료를 다양화한 특허 김치를 내놓기 시작했다. 한입에 쏙 들어가는 ‘황제 김치’는 시원한 무로 겉을 감싸 보기에도 예쁜 대표 상품이다. 치자·적채 등으로 염색한 특허 김치, 미니 보쌈 등 그의 아이디어로 만든 김치 요리법만 300여종에 달한다. 김 사장은 “어딜 가서 무얼 보고 누굴 만나도 색감이나 디자인, 맛 등 특허 김치로 연결시키는 생각만 한다”고 말했다.
○김치 대학 세우는 게 꿈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김치를 파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200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영양 위해요소 분석과 2007년 국방부 위생심사를 통과했지만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다. “미국 심사를 통과하고 김치 공급 자격을 따내는 데만 4~5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중국 등 저가 김치와 싸워야 했습니다.”
김 사장의 꿈은 이론부터 실기까지 모든 것을 가르치는 ‘김치 대학’을 세우는 것이다. 그 첫 단계로 현재 부천김치테마파크를 운영하면서 네 살부터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김치를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김치 대학 안에 외국인들이 단기, 장기 과정으로 김치를 배울 수 있는 코스도 만들고 싶습니다.”
부천=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