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종 조달청장이 충남 예산군 조류인플루엔자(AI) 살균소독제 생산기업을 방문, 생산·공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조달청 제공
민형종 조달청장이 충남 예산군 조류인플루엔자(AI) 살균소독제 생산기업을 방문, 생산·공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조달청 제공
민형종 조달청장이 경인지역 공사현장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7월. 모 청사 신축현장 뒤편에는 건물 창틀에 쓰일 창호들이 고스란히 방치돼 있었다. 창호는 현장실측 후 공장제작, 현장조립 및 설치가 이뤄지는 자재다. 그러나 공사경험이나 지식이 부족한 수요기관이 시공사와 협의 없이 관급자재를 발주해 이같이 방치돼 있었다. 민 청장은 분할 납품 등을 통해 현장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대응하도록 제도 개선을 지시, 현재 시행을 준비 중이다.

민 청장은 조달기업들 사이에서 소위 ‘말이 통하는 청장’으로 통한다. 30여년간 오로지 조달청에서 근무한 조달 전문가인데다 현장에서 답을 찾는 현장형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민 청장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현장 방문과 간담회를 통해 조달기업들의 손톱밑 가시를 도출하고 그 결과를 제도개선으로 피드백하는 것이다. 그는 취임 후 1년 동안 24회의 조달기업 간담회와 37회의 현장 방문 등 모두 61차례 현장으로 달려갔다.

손톱밑 가시를 제도개선으로 연결시킨 사례도 많다. 지난해 가구업계와의 간담회에서 “KS인증이나 단체 표준인증 취득은 영세업체가 많은 가구업계에 부담이 되므로 진입조건이 아닌 가점으로 조정해 달라”는 요구가 제기됐다. 업계의 요청은 곧바로 제도개선으로 이어져 같은 해 연말부터 진행되는 가구류 입찰공고에 반영됐다. 조달청은 중복인증 등 기업의 ‘인증 과수요’를 없앤 결과, 연간 450억원의 인증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약력=△1958년 전남 영암 출생 △광주제일고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미국 일리노이대학원 경제학 석사 △충남대 경영학 박사 △행정고시 24회 △서울지방조달청장 △조달청 전자조달국장 △조달청 구매사업국장 △조달청 기획조정관 △조달청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