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파크랜드'…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 암살 직후 3일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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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랜즈먼 감독의 영화 ‘더 파크랜드’는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 암살 직후 3일간 일어난 사건을 재구성한 다큐드라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의 ‘JFK’에서는 대통령의 피격 장면을 중심으로 암살범에 대한 수사망을 좁혀갔지만 지난 20일 국내 개봉한 이 영화에선 피격 장면을 쏙 빼고 사건의 목격자, 암살범의 가족, 대통령과 암살범을 집도했던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 등 주변 사람들의 시선으로 암살사건의 실체를 조망한다.
1963년 미국 텍사스주 파크랜드 병원에 케네디 대통령이 총격을 입고 이송된다. 대통령을 보호할 책무가 있는 경찰뿐 아니라 케네디의 죽음을 우연히 촬영한 자프루더, 저격범으로 체포된 리 하비 오스왈드의 가족들은 대혼란에 빠진다. 이틀 후에는 오스왈드가 총탄을 맞고 케네디가 실려갔던 같은 병원의 같은 의사에게 이송된다.
카메라는 사건의 관련자들을 대조적으로 묘사해 재미를 배가시킨다. 담당 의사는 대통령과 살인범을 모두 살리려해보지만 실패하고 만다. 사망선고 후 대통령의 시신을 부검하겠다는 데 대해 측근들이 모두 반대하지만, 오스왈드의 시체 부검에는 아무도 반대를 하지 않는다. 케네디의 장례식은 대규모 국장으로 치러지지만 TV 화면에서만 보여준다. 반면 오스왈드는 가족들만 참석한 초라한 장례식으로 재현된다. 심지어 관을 이송할 사람조차없어 취재진이 운구행렬에 가담하는 장면은 거의 코미디 같다.
우연히 8mm카메라로 암살 장면을 영상에 담아 인생이 완전히 뒤바뀌는 자프루더, 그의 필름을 입수하려는 경호요원(빌리 밥 손튼)과 언론사 간부들의 집요한 노력이 병치된다.
정신병자를 연상시키는 암살자와 달리 그의 친형 로버트 오스왈드는 차분하고 합리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암살혐의로 체포된 오스왈드에 대해 어머니는 아들을 애국적인 CIA 요원이라고 주장한다. 뒤죽박죽된 인물과 상황이 교차되면서 사건은 미궁으로 빠져든다.
케네디 대통령의 죽음과 동시에 재클린은 영부인 지위를 박탈당하고 존슨 부통령이 대통령으로 선서하는 장면은 권력 이동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신임 대통령은 오스왈드를 전담했던 FBI 요원에게는 의외의 명령을 내린다. 해고가 아니라 오스왈드와 관계된 모든 문서를 태우라는 것이다. 영화는 존슨 대통령이 케네디 암살에 연루됐을 지 모른다는 의문을 암시적으로 제기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1963년 미국 텍사스주 파크랜드 병원에 케네디 대통령이 총격을 입고 이송된다. 대통령을 보호할 책무가 있는 경찰뿐 아니라 케네디의 죽음을 우연히 촬영한 자프루더, 저격범으로 체포된 리 하비 오스왈드의 가족들은 대혼란에 빠진다. 이틀 후에는 오스왈드가 총탄을 맞고 케네디가 실려갔던 같은 병원의 같은 의사에게 이송된다.
카메라는 사건의 관련자들을 대조적으로 묘사해 재미를 배가시킨다. 담당 의사는 대통령과 살인범을 모두 살리려해보지만 실패하고 만다. 사망선고 후 대통령의 시신을 부검하겠다는 데 대해 측근들이 모두 반대하지만, 오스왈드의 시체 부검에는 아무도 반대를 하지 않는다. 케네디의 장례식은 대규모 국장으로 치러지지만 TV 화면에서만 보여준다. 반면 오스왈드는 가족들만 참석한 초라한 장례식으로 재현된다. 심지어 관을 이송할 사람조차없어 취재진이 운구행렬에 가담하는 장면은 거의 코미디 같다.
우연히 8mm카메라로 암살 장면을 영상에 담아 인생이 완전히 뒤바뀌는 자프루더, 그의 필름을 입수하려는 경호요원(빌리 밥 손튼)과 언론사 간부들의 집요한 노력이 병치된다.
정신병자를 연상시키는 암살자와 달리 그의 친형 로버트 오스왈드는 차분하고 합리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암살혐의로 체포된 오스왈드에 대해 어머니는 아들을 애국적인 CIA 요원이라고 주장한다. 뒤죽박죽된 인물과 상황이 교차되면서 사건은 미궁으로 빠져든다.
케네디 대통령의 죽음과 동시에 재클린은 영부인 지위를 박탈당하고 존슨 부통령이 대통령으로 선서하는 장면은 권력 이동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신임 대통령은 오스왈드를 전담했던 FBI 요원에게는 의외의 명령을 내린다. 해고가 아니라 오스왈드와 관계된 모든 문서를 태우라는 것이다. 영화는 존슨 대통령이 케네디 암살에 연루됐을 지 모른다는 의문을 암시적으로 제기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