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sure&] 산에 푹 빠진 '산도녀'들…"몸매 관리도 등산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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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야크 '명산100'
직장여성 3人 관악산 등반기
야근·업무 스트레스 시달리다 자연 속 흙냄새 맡으며 '힐링'
형형색색 봉우리들 다양한 매력…정상에 서면 발아래 서울 전경이…
직장여성 3人 관악산 등반기
야근·업무 스트레스 시달리다 자연 속 흙냄새 맡으며 '힐링'
형형색색 봉우리들 다양한 매력…정상에 서면 발아래 서울 전경이…
지난 24일, 약속시간보다 10분 일찍 서울 사당역 근처 관악산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다. 잠시 후 한 여성이 다가와 “오늘 산행의 일행이세요?”라고 물었다. 대답하기도 전에 옷차림에 눈이 먼저 갔다. 밝은 주황색 바람막이, 보라색 등산화에 꾹 눌러 쓴 등산 모자까지. 연이어 도착한 2명의 여성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모두 등산 장비와 등산복을 단단히 챙긴 모습이었다. 노란색 보라색 주황색 등 화려한 색상으로 포인트를 준 것이 인상적이었다.
‘산도녀’. ‘산을 즐기는 도시 여자’란 뜻의 신조어다. 요즘엔 젊은 세대, 특히 여성들도 등산을 즐긴다. 아웃도어 업체들도 이들을 잡기 위해 분주하다. 블랙야크는 봄을 맞이해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의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젊은 여성 구매자가 늘면서 등산용 스커트, 레깅스 등 몸에 딱 달라붙는 도심형 아웃도어 의류 매출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만난 직장인 백하영 씨(30), 강윤정 씨(27), 박혜림 씨(25)도 등산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입을 모았다.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관악산은 연간 700만명이 찾는 서울의 대표 산이다. 해발 629m로 바위가 많아 높이에 비해 험하다. 정상 부근 연주대에 서면 발 아래로 서울의 전경이 펼쳐진다. 이곳에는 연주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등산로가 있다. 이날은 사당역 인근 관음사에서 출발하는 코스를 택했다. 백씨는 “이 코스는 길이 가파르고, 밧줄을 잡고 오르는 암반도 많아 어느 정도의 체력이 필요하다”며 “그래도 이곳만의 매력이 있다”고 전했다. 백씨가 꼽은 매력은 형형색색의 봉우리들이다. 태극기가 펄럭이는 국기봉을 비롯, 마당바위 지네바위 등 다양한 모습의 바위들이 이어진다. 도심 근처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들이 산을 찾게 된 이유는 각기 다르다. 백씨는 힐링을 위해 산을 찾았다. 잦은 야근,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어느 순간 자연 속 흙냄새, 풀냄새가 그리웠다는 것. 이후 주말을 이용해 한 달에 두세 번꼴로 산을 찾고 있다. 백씨는 “아버지와 집 근처 개운산을 자주 찾는다”며 “맑은 공기를 마시며 피로도 풀고, 아버지와 이런저런 얘기도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반면 블랙야크에서 일하고 있는 강씨의 산행은 ‘반강제’로 시작됐다. 입사 초 사내 등반 행사가 많아 산을 찾다가 등산의 매력에 빠졌다. 강씨는 “요즘엔 산마다 다른 경치의 맛에 빠져 스스로 산을 찾는다”면서 “몸매 관리에도 등산이 최고”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최근 ‘갈색지방’이 화제가 되며 여성들 사이에 등산의 가치가 재조명됐다. 갈색지방은 쓰고 남은 지방을 저장하는 백색지방과 달리 저장된 지방을 에너지로 연소해 체중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늘한 곳에서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특성을 지녔다. 등산 같은 아웃도어 활동을 할 경우 체온 유지를 위해 갈색지방이 대사 활동을 늘린다는 것. 이는 다이어트에 큰 효과가 있다.
입사 3개월차 새내기인 박씨는 등산도 초보다. 박씨는 “언니들을 따라 별 생각 없이 왔는데, 같이 얘기 나누며 먹는 도시락이 꿀맛”이라며 “앞으로 꾸준히 다른 이들과 산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블랙야크에서는 박씨 같은 초보자도 참여할 수 있는 ‘명산100’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설악산 소백산 등 국내 명산 40곳을 오른 ‘명산40’ 행사를 올해 ‘명산100’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시작했다. ‘나를 찾아 떠나는 산행’이라는 주제로, 참가자가 편한 시간에 지정된 100개 봉우리를 올라 인증사진을 찍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존 명산 40곳에 청계산, 수락산, 소요산 등이 추가됐다. 젊은이들의 참가도 늘어나고 있다. 참가 신청자 4500명 중 10%인 450여명이 35세 이하 미혼 남녀라는 것이 블랙야크 측의 설명이다. 홈페이지 ‘마운틴북’(www.mountainbook.co.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또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자들은 서로 소통하고 등산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다양한 이벤트도 상시 열린다.
등산의 마무리는 ‘셀카’였다. 멀리 보이는 서울 풍경을 배경으로 이들은 같이, 때론 따로 연신 스마트폰 버튼을 눌렀다. 잘 나온 사진을 골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린다고 한다. 당당한 ‘산도녀’ 인증이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
‘산도녀’. ‘산을 즐기는 도시 여자’란 뜻의 신조어다. 요즘엔 젊은 세대, 특히 여성들도 등산을 즐긴다. 아웃도어 업체들도 이들을 잡기 위해 분주하다. 블랙야크는 봄을 맞이해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의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젊은 여성 구매자가 늘면서 등산용 스커트, 레깅스 등 몸에 딱 달라붙는 도심형 아웃도어 의류 매출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만난 직장인 백하영 씨(30), 강윤정 씨(27), 박혜림 씨(25)도 등산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입을 모았다.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관악산은 연간 700만명이 찾는 서울의 대표 산이다. 해발 629m로 바위가 많아 높이에 비해 험하다. 정상 부근 연주대에 서면 발 아래로 서울의 전경이 펼쳐진다. 이곳에는 연주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등산로가 있다. 이날은 사당역 인근 관음사에서 출발하는 코스를 택했다. 백씨는 “이 코스는 길이 가파르고, 밧줄을 잡고 오르는 암반도 많아 어느 정도의 체력이 필요하다”며 “그래도 이곳만의 매력이 있다”고 전했다. 백씨가 꼽은 매력은 형형색색의 봉우리들이다. 태극기가 펄럭이는 국기봉을 비롯, 마당바위 지네바위 등 다양한 모습의 바위들이 이어진다. 도심 근처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들이 산을 찾게 된 이유는 각기 다르다. 백씨는 힐링을 위해 산을 찾았다. 잦은 야근,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어느 순간 자연 속 흙냄새, 풀냄새가 그리웠다는 것. 이후 주말을 이용해 한 달에 두세 번꼴로 산을 찾고 있다. 백씨는 “아버지와 집 근처 개운산을 자주 찾는다”며 “맑은 공기를 마시며 피로도 풀고, 아버지와 이런저런 얘기도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반면 블랙야크에서 일하고 있는 강씨의 산행은 ‘반강제’로 시작됐다. 입사 초 사내 등반 행사가 많아 산을 찾다가 등산의 매력에 빠졌다. 강씨는 “요즘엔 산마다 다른 경치의 맛에 빠져 스스로 산을 찾는다”면서 “몸매 관리에도 등산이 최고”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최근 ‘갈색지방’이 화제가 되며 여성들 사이에 등산의 가치가 재조명됐다. 갈색지방은 쓰고 남은 지방을 저장하는 백색지방과 달리 저장된 지방을 에너지로 연소해 체중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늘한 곳에서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특성을 지녔다. 등산 같은 아웃도어 활동을 할 경우 체온 유지를 위해 갈색지방이 대사 활동을 늘린다는 것. 이는 다이어트에 큰 효과가 있다.
입사 3개월차 새내기인 박씨는 등산도 초보다. 박씨는 “언니들을 따라 별 생각 없이 왔는데, 같이 얘기 나누며 먹는 도시락이 꿀맛”이라며 “앞으로 꾸준히 다른 이들과 산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블랙야크에서는 박씨 같은 초보자도 참여할 수 있는 ‘명산100’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설악산 소백산 등 국내 명산 40곳을 오른 ‘명산40’ 행사를 올해 ‘명산100’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시작했다. ‘나를 찾아 떠나는 산행’이라는 주제로, 참가자가 편한 시간에 지정된 100개 봉우리를 올라 인증사진을 찍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존 명산 40곳에 청계산, 수락산, 소요산 등이 추가됐다. 젊은이들의 참가도 늘어나고 있다. 참가 신청자 4500명 중 10%인 450여명이 35세 이하 미혼 남녀라는 것이 블랙야크 측의 설명이다. 홈페이지 ‘마운틴북’(www.mountainbook.co.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또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자들은 서로 소통하고 등산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다양한 이벤트도 상시 열린다.
등산의 마무리는 ‘셀카’였다. 멀리 보이는 서울 풍경을 배경으로 이들은 같이, 때론 따로 연신 스마트폰 버튼을 눌렀다. 잘 나온 사진을 골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린다고 한다. 당당한 ‘산도녀’ 인증이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