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지난 24일 개장한 KRX금시장이 법률적 근거 없이 증권사에 중개업무를 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률적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한 증권사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뒤늦게 관련 규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등 9개 증권사의 금거래 담당 실무자들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긴급 모임을 하고 당국에 법적 보완책 마련을 촉구했다. 2009년 시행된 자본시장법에는 주식 채권 등이 ‘금융투자 상품’으로 규정돼 있지만 금은 제외돼 있어 증권사가 거래할 수 있는지 불분명하다. A사 관계자는 “금 매도자에 대한 가압류나 금거래 당사자 간 소송이 발생했을 때 의도치 않은 불똥이 증권사로 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 매도자가 장내·외에서 이중거래했을 때 논란이 생길 수 있다”며 “새 규정이 마련될 때까지 자본시장법 대신 민사법 판례 등을 참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공도현 한국거래소 금시장준비팀장은 “증권사들의 지적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당장 표면화된 리스크는 아니지만 조만간 해소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당국은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