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네요. 자동차가 건넨 이야기를 당신의 스마트폰이 이해하도록. 너무 깜깜해. CCTV가 듣는 이야기를 가로등이 함께 이해하도록. 다 퇴근했네. 텅 빈 사무실이 하는 이야기를 전등이 이해하도록. 아침이 왔어. 식물이 하는 이야기를 비닐하우스가 이해하도록. 세상의 사물들이 서로 소통하게 만드는 기술. SK텔레콤이 만듭니다.”

SK텔레콤의 광고 문구다. 이 광고는 SK텔레콤이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시대를 대비해 추진하고 있는 T카,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스마트팜 등을 소개한다. SK텔레콤의 미래 전략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SK텔레콤뿐만이 아니다. 통신업체들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포화에 다다라 정체 위기를 겪고 있는 이동통신 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미래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2014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의 화두도 IoT였다.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웨어러블 디바이스(입는 컴퓨터) 스마트카 등 스마트폰을 넘어선 다양한 연결 기기를 선보였다.

하성민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현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ICT로 모든 사물이 하나로 연결되는 스마트 2.0 시대가 오고 있다. 스마트 2.0 시대에도 선도적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열린 ‘스마트 1.0’ 시대에는 스마트 기기를 연결해 언제 어디서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다면 스마트 2.0 시대엔 연결된 기기들이 더 진화, 지능화, 융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란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부터 IoT 시장이 본격 성장해 2020년 IoT 연결 기기가 260억대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스마트 2.0 시대엔 ICT 생태계를 구성하는 C(콘텐츠) P(플랫폼) N(네트워크) D(디바이스)의 경계가 없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단말기 제조업체가 데이터 내려받는 속도를 높이는 솔루션을 내놓는 등 이런 흐름은 이미 시작됐다. 스마트 2.0 시대가 통신업체들에 새로운 성장을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2.0 시대에 ICT 기업들은 함께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만들어가기 위해 개방적 협력(open collaboration)을 꾀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도 과거 칸막이식 규제의 폐해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과 산업이 싹 트고 열매를 맺는 데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