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그러하듯 기업이 만든 브랜드도 ‘생로병사’를 겪는다. 시장에 갓 출시된 이후 쑥쑥 성장하며 전성기를 누리다가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점차 쇠락해 시장에서 사라지는 사이클(주기)을 타게 마련이다.

시장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브랜드의 생로병사 주기는 짧아지고 있다. 전통적인 미디어 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면서 이런 흐름은 가속화하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흔들리지 않고 빛을 발하는 ‘파워 브랜드’를 육성하는 것이 기업 마케팅 전략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브랜드 가치평가 전문회사인 브랜드스탁은 국내 산업부문별 브랜드가치 1위를 선정해 ‘2014 대한민국 브랜드스타’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월2일부터 2월28일까지 브랜드스탁 브랜드증권시장에 상장된 총 200여개 품목, 900여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주요 부문별 1위 브랜드들을 살펴보면 최근 시장 동향과 소비자들의 브랜드 선택 지표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브랜드스탁은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이마트’ ‘딤채’ 등은 15년 연속 부문 1위를 기록하며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서 탄탄한 브랜드 파워를 입증했다. ‘삼성서울병원’은 11년 연속, ‘하나투어’는 10년 연속, ‘제주삼다수’는 9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하이카다이렉트’ ‘KB국민은행’ ‘BHC치킨’도 8년째 부문별 1위를 차지하면서 장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미스터피자’ ‘여명808’ ‘금호타이어’ ‘롯데슈퍼’ ‘크리넥스’ ‘현대홈쇼핑’ ‘신한카드’ ‘롯데월드 어드벤처’ ‘카페베네’ ‘강북삼성병원’ ‘KTX’ ‘위니아에어워셔’ 등도 브랜드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1등 자리를 지켰다.

이 밖에 ‘코란도C’ ‘위닉스제습기’ ‘프라우드’ ‘바디프랜드’ ‘노스페이스’ ‘롯데리아’ ‘다본다’ ‘11번가’ ‘T.G.I FRIDAYS’ ‘라클라우드’ ‘리큅’ ‘April어학원’ ‘맘스밀’ ‘비비고’ ‘2080 진지발리스 프로젝트K’ 등이 각 부문 최고 브랜드로 선정됐다.

시장 환경이 역동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증명하듯 1위 브랜드가 바뀐 부문이 적지 않았다. 인터넷쇼핑 부문에서는 ‘11번가’가 이베이코리아의 양대 브랜드인 ‘G마켓’과 ‘옥션’을 따돌리고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아웃도어 부문에서는 ‘노스페이스’가 ‘코오롱스포츠’와 ‘K2’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인터넷 업종에서는 포털사이트 부문에서 ‘네이버’가 1위를 지킨 가운데, 올해 신설된 SNS 부문에서 ‘카카오톡’이 1위 브랜드로 신규 진입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올해 세계경제가 최근 몇 년간의 긴 불황을 지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불황기에 탄탄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해 둔 기업은 이와 같은 경기 호전기에 경쟁업체보다 점유율을 높이기가 수월하다고 마케팅 전문가들은 말한다. 브랜드스탁은 “브랜드스타에 선정된 브랜드들을 살펴보면 브랜드가치 제고에 노력하는 기업들이 결국에는 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시장 환경이 점점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자사 브랜드가치 관리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떻게 선정했나

200여 품목 900여개 브랜드…브랜드 주가+소비자 조사…3만명 검증된 패널 참여

‘대한민국 브랜드스타’는 국내 산업 주요 부문별 브랜드가치 1위를 선정, 발표하는 브랜드 가치평가 인증제도다. 브랜드가치 평가회사인 브랜드스탁의 브랜드 가치평가 모델인 BSTI(Brand Stock Top Index)를 바탕으로 선정됐다.

BSTI는 대한민국의 각 부문별 대표 브랜드 900여개를 대상으로 브랜드스탁 증권거래소의 모의주식 거래를 통해 형성된 브랜드주가지수(70%)와 소비자조사지수(30%)를 결합한 브랜드 가치평가 모델이며 1000점 만점이다. 브랜드가치 평가 모델로는 유일하게 BM 특허를 획득, 업계와 학계 등으로부터 그 타당성과 신뢰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브랜드주가지수는 소비자들의 브랜드에 대한 성향과 태도를 분석할 수 있는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반영한 것이다. 브랜드스탁에서 거래되는 각 브랜드의 주가를 평가해 지수화했다. 소비자조사지수는 브랜드스탁의 검증된 패널 회원 3만명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소비자조사의 결과다. 각 브랜드에 대한 인지, 호감, 신뢰, 만족, 구매의도 등 5개 항목에 대한 응답 결과를 바탕으로 항목별 가중치를 부여해 측정했다. 각 부문별로 평균 3000여명이 소비자조사에 참여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