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SK그룹이 울산에서 개최한 ‘SK동반성장 협력사 채용박람회’에서 협력사 임직원들이 구직자들과 면담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지난해 SK그룹이 울산에서 개최한 ‘SK동반성장 협력사 채용박람회’에서 협력사 임직원들이 구직자들과 면담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SK그룹은 협력업체가 SK 계열사들이 성장하는 밑거름이라고 보고 협력업체의 본원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데 주안점을 두고 각종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방식을 알려줘야 협력업체의 체질이 강해지고 이 과정에서 SK도 함께 성장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연구시설 공유 ‘T오픈랩’ 설립

SK는 2012년 5월 ‘동반성장 실천계획’을 마련해 협력업체를 위해 기술, 교육, 자금 등 3대 분야를 지원하면서 성장을 이끌고 있다. 만 2년이 가까워지면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텔레콤은 연구시설이나 시험장비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협력업체를 위해 2012년 6월 44억원을 들여 ‘T오픈랩’을 설립했다. SK종합화학의 ‘열교환기 국산화 개발 투자 및 R&D지원’을 받은 협력업체는 해당 제품의 국산화에 성공한 뒤 공동특허 출원까지 완료했다. 그 결과 국내 산업계에 약 257억원의 수입 대체 효과 및 45억원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SK는 이런 성과를 독려하기 위해 협력업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매월 협력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을 위한 세미나를 열어 산업 동향, 재무, 회계, 마케팅, 법무 등 기업 경영의 골격이 되는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협력업체 임직원들을 위해 8주간 진행되는 미니 MBA(경영학석사) 과정인 ‘동반성장 MDP’도 1년에 두 차례 운영한다. 온라인 교육시스템인 ‘동반성장 e-러닝’도 만들어 협력업체 임직원들이 언제든 각종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중소 협력업체의 자금조달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SK는 10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 사모펀드(PEF)를 조성했다. 특히 이 펀드는 협력업체에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지분에 투자하는 것이어서 본질적인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는 협력업체의 고용도 지원한다. 지난해 11월 울산에서 SK이노베이션 등 6개 계열사의 울산지역 협력업체 40여개사가 참여한 가운데 ‘SK동반성장 협력사 채용 박람회’를 개최했다. SK는 이날 울산 및 영남지역 대학생과 특성화 고교생 등 참가자 2000여명을 대상으로 맞춤식 채용컨설팅과 다양한 구직정보를 제공했다.

○동반성장 지수도 최고


SK의 이런 노력들은 동반성장을 평가하는 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지난해 5월 발표한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SK텔레콤, SK종합화학, SK C&C 등 3개 계열사는 최고 평가인 우수등급을 받았다. 국내 그룹 단위로는 우수등급 기업을 가장 많이 배출했다. 특히 2012년 조사대상이었던 5개 계열사 중 우수등급이 단 한 곳도 없었던 것에 비하면 괄목상대할 수준의 발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됐다.

SK종합화학은 협력업체와의 기술개발, 특허출원, 해외판로개척 등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적극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0월 대통령표창을 수상, 3월에 이어 2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SK의 동반성장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는 주요한 원동력으로는 그룹 단위로 체계화된 동반성장 지원 시스템이 꼽힌다. SK는 지난해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동반성장 분야를 특화시킨 동반성장위원회를 발족한 뒤 체계적인 동반성장 경영을 펼치고 있다. 2005년 SK그룹의 전 계열사 CEO들이 ‘행복동반자 경영’을 선언한 이후 동반성장 노력이 질적 및 양적으로 성장하면서 인정을 받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만우 SK그룹 PR팀장(부사장)은 “SK는 협력업체와의 상생경영을 절대명제로 여기면서 협력업체와 SK의 발전이 선순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