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왼쪽 두 번째)가 11일 청와대에서 확대정상회담을 열고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국 간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과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왼쪽 두 번째)가 11일 청와대에서 확대정상회담을 열고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국 간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한국은 캐나다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으면서 ‘경제영토’를 북미 전체로 확장하게 됐다. 캐나다는 G8 회원국이자 세계 11위 경제 대국이다. 한국과의 교역 규모는 지난해 99억2200만달러로 적은 편이지만 시장의 잠재 성장 가능성은 높다는 평가다. 특히 FTA 발효 2년 후 자동차 관세가 완전 철폐되면서 한국산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일본 앞서 시장 선점

한·캐나다 FTA 체결로 가장 이득을 보는 품목은 자동차다. 캐나다는 한국의 5대 자동차시장이다. 지난해 캐나다에 수출한 자동차 수는 13만3000대. 캐나다는 현재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 6.1%를 발효 시점부터 2년 동안 단계적으로 없애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일본·유럽산 자동차보다 가격경쟁력에서 앞설 수 있게 된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인 미국·멕시코산 자동차와 비슷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다.

작년 캐나다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미국 44.5%, 일본 33.6%, 한국 12.0%, 유럽 9.9% 등이다. 캐나다가 일본과 FTA 협상을 진행 중이고 유럽연합(EU)과는 추가 협상 문제로 발효가 늦어지고 있어 FTA 발효를 서두른다면 적어도 수년간은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이사는 “소형차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3%밖에 안되기 때문에 관세 철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 부품도 3년 내 6%에 달하는 관세가 사라진다. 7%에 이르는 타이어 관세는 5년 뒤 완전 철폐된다. 관세율이 8%인 세탁기는 FTA 발효 즉시 없어지고, 6%인 냉장고 관세도 3년 내 철폐돼 가전제품 수출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평균 관세율 5.9%인 섬유도 대부분 3년 내 관세가 사라진다.

개성공단 원산지 인정 문제에 관해서는 향후 역외가공지역위원회 설립과 충족 기준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은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받아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캐나다와 적극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쌀 분유 인삼은 제외

대신 한국은 소고기(관세율 40%)는 15년, 돼지고기(22.5~25%) 삼겹살(냉장냉동)은 13년 내 시장을 완전 개방하기로 했다. 닭고기(18~30%) 오리고기(18~27%) 등 가금육도 부위에 따라 10년 내 관세를 없애야 한다. 딸기·자두·키위(45%), 감(50%) 등 과실류는 10년 뒤 관세가 철폐된다. 겉보리(324%), 쌀보리(299.7%) 등 곡물류는 15년 후에 관세를 없앨 계획이다.

최경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한국은 수출 주력 제품의 북미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고, 캐나다는 미국·EU와 FTA를 체결한 한국을 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상호 접점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캐나다와 ‘FTA 동맹’으로 묶이면서 세계 최대 다자간 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캐나다는 미국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페루 칠레 싱가포르 브루나이 베트남 말레이시아 일본 등 11개국과 함께 기존 TPP 협상국이다.

한국은 이 중 일본 멕시코 뉴질랜드를 제외한 9개국과 FTA를 맺은 것이다. 지난해 11월 TPP 참여에 관심을 표명한 정부는 기존 12개 협상 참여국과 1차 예비 양자협의를 마쳤다.

조미현/정종태/고은이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