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창업한다고 해도 실리콘밸리가 아닌 오스틴을 택할 겁니다.”

이재왕 무버블 애즈(Movable Ads) 창업자(사진)는 “반도체와 음악 산업, 요식업으로 이름난 이곳은 기술부터 문화 콘텐츠까지 다양한 종류의 창업에 잘 어울린다”며 “국내 벤처기업이 처음 글로벌 진출을 시도하는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세션 패널로 초청받았다.

매년 세계 최대 창조산업 페스티벌 SXSW가 열리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은 최근 창업의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행사 참석에 그치지 않고 이곳을 거점으로 삼아 성장하는 스타트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

이 창업자도 지난해 말 이곳에서 무버블 애즈를 세웠다. 사람의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스마트폰은 인식하는 주파수를 이용해 기업이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위치확인시스템(GPS)이나 와이파이에 기반한 기존 위치기반서비스(LBS)보다 한층 정확한 근접기반서비스(PBS)라는 설명이다.

네 번의 창업을 거쳐 제일기획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이 창업자는 지난해 회사 제품을 알리기 위해 SXSW에 왔다가 다섯 번째 창업을 결심했다. 그는 오스틴이 창업하기 좋은 이유로 △텍사스주립대 오스틴캠퍼스 등이 있어 기술분야 인적 자원이 풍부한 점 △음식점과 클럽 등 로컬 산업이 발달해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 있는 점 △반도체부터 영화, 음악까지 다양하게 발달해 융합산업을 시도하기 쉬운 점 등을 꼽았다.

이 창업자는 “미국에서 열한 번째로 큰 도시답지 않게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서로 돕는 문화가 뿌리내려 있는데 이는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는 모임을 만들었는데 유명 영화감독도 시간을 내 참여할 정도로 잘 굴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스틴=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