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만에 6만원선 무너진 LG전자
한 달 가까이 6만1000~6만2000원 선에서 버티던 LG전자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6만원 아래로 밀려났다.

11일 LG전자는 전날보다 200원(0.33%) 하락한 5만9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LG전자 주가가 6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2년 7월 이후 1년8개월 만이다. 작년 5월 9만원에서 고점을 찍은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주가는 지난달 이후 횡보하며 바닥을 다지는 듯했으나 이날 마지노선이 뚫리고 말았다.

당초 전문가들은 2분기 이후 휴대폰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며 6만원 선에서 주가가 추가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기관 매도세에 잠시 주춤하던 외국인의 ‘팔자’세가 더해지며 주가가 힘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이날 56억원을 포함, 이달 들어서만 LG전자 주식을 106억원어치 내다팔았다.

안승원 UBS증권 주식영업담당 전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업구조나 실적 등 펀더멘털을 떠나 휴대폰 업체 대부분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업종 대표주인 삼성전자 정도에만 일부 저가 매수세가 들어올 뿐 LG전자와 같은 세컨티어 종목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로 갈수록 일본 대만 등 경쟁 업체들의 공세가 심해지면서 국내 정보기술(IT)주들의 영업환경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도 주가 하락 원인으로 작용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날 “고사양 스마트폰 수요 위축으로 실적 모멘텀이 생겨나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4.7인치 아이폰 등장과 소니 TV와 애플의 제휴 가능성 등 다양한 위험 요인이 부각될 전망”이라며 IT 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