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중국 정부가 올해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로 7.5% 전후를 제시한 것에 대해 “중국의 완만한 성장이 세계 경제의 뉴노멀(New Normal)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과거처럼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하던 시대는 끝난 만큼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이런 변화에 걸맞은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WSJ는 중국의 실물 경기가 최근 몇년간 둔화되고 있는 것은 정부가 경제구조 개혁을 위해 의도적으로 긴축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2009년 27.7%에 달했던 전년 대비 광의의 통화(M2)증가율을 2010년부터 10%대로 줄인 것이 성장률 둔화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의 완만한 경제 성장은 역설적으로 세계 경제 전체에 이득이 될 것”이라고 칼리스 스미츠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중국 경제가 강력한 구조개혁 없이 고도성장을 지속할 경우 향후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어 최근의 성장률 둔화는 일종의 ‘예방주사’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완만한 경제 성장세는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세계은행과 중국 국가발전연구센터는 중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2026~2030년에는 5%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WSJ는 중국의 성장률 하락은 중국 기업들에도 적잖은 변화를 강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WSJ는 “지금까지 중국 기업들은 제품의 질보다는 양을 중시했고,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무시해 왔다”며 “경제 전체의 ‘파이’가 급속하게 커지지 않는 시기에 접어들면 이런 기업들은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