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닷컴이 밝힌 2013년 회계연도 배당금 순위 1위는 올해도 변함없이 이건희 회장이 차지했다.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3개 상장 계열사로부터 총 1,079억 원을 받았다. 다음 순위로는 배당금이 493억 원을 받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그리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86억 원으로 3위다.
일반인들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거액의 배당금들이다. 배당금의 원천은 그들이 보유한 주식이다. 주식투자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소득이 배당금이다. 아직 국내 투자자들에게 배당 투자는 그리 익숙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경제가 안정된 자본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일반화된 주식투자방법 중 하나다.
그간 국내투자자들의 경우에 배당투자가 익숙하지 못한 데는 단기매매를 선호하는 투자패턴에 원인이 있다. 1년을 기다려 작은 배당을 받기 보다는 단기간 주식매매로 시세차익을 거두는 공격적 투자를 원하는 까닭이다.
국내 상장기업들의 배당성향(이익금 중에 얼마를 주주에게 배분하느냐)이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점도 또 다른 이유다. 실제로 국내 상장기업의 배당성향은 2013년을 기준으로 13.1%에 불과해 선진국 평균인 50%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배당은 회계연도 내에 순이익이 나거나 내부 유보율이 많아서 주주들에게 돌려줄 재원이 있을 때 시행하는 것이다. 기업 내실이 튼튼하지 못하면 배당을 많이 할 수 없다. 경제 환경이 불안하고 주식투자로 얻게 되는 시세차익이 적을수록 방어적 성격의 가치주나 배당주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다.
작년부터 불고 있는 배당주의 관심은 침체된 증권시장의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자본시장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작년에 배당주펀드로 유입된 자금이 무려 1조477억 원(자산증가율이 68%)에 이른다. 같은 기간 주식형펀드에서 10조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 크게 대조를 이루는 대목이다.
배당주펀드는 일시적 유행이나 단기성과를 좇아 투자하면 안 된다. 펀드 내 편입자산이 주식인 까닭에 시세차익과 함께 꾸준한 배당 가능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무조건 배당수익률이 높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지나치게 높은 배당수익률은 기업발전의 핵심인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다. 따라서 배당수익률과 성장성을 함께 바라보는 투자가 필수다. 덮어놓고 높은 배당수익을 좇다보면 자칫 조삼모사(朝三暮四)식 투자가 되기 십상이다.
궁극적인 주주이익 향상을 위해서는 기업이 성장해야한다. 내실 있는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배당주와 관련펀드에 대한 관심은 지속하되, 배당수익률을 기대한 지나친 쏠림투자는 자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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