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야침차게 준비해온 차세대 매매시스템인 '엑스추어플러스(EXTURE+)'가 이틀째 가동되고 있다. 새로운 시스템이 사고 없이 제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한국거래소는 약 35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2년 동안 개발한 엑스추어플러스를 이달 초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엑스추어플러스는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파생상품·채권시장 등 5개 시장에 적용되는 전산 시스템이다.

기술·안정성 면에서 기존 시스템(엑스추어)보다 크게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초당 처리건수는 기존 9000건에서 2만 건으로 두배 이상 개선됐다. 매매체결 방식도 '체결'과 '인증' 과정을 동시에 처리(언싱크 방식)해 안정성을 높였다. 네트워크 고유키(MAC 주소)를 이용해 보완도 강화했다.

거래소는 지난달 15,16일 62개 증권사 중 57개 증권사의 엑스추어플러스 프로그램 시범 운영을 마쳤다. 앞서 다른 5개 증권사도 순차적으로 모의 운영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거래소의 전산 시스템은 네 차례 사고를 일으키며 도마 위에 올랐다. 기기의 물리적 파손부터 프로그램 오류, 체결 지연까지 문제가 됐다.

거래소 고위 관계자는 "철저한 모의 운영 과정을 거쳤지만 시스템 운영 첫날 혹시 모를 사고가 생길까봐 크게 신경을 썼다" 며 "정규시장뿐 아니라 시간 외·야간 선물시장도 문제없이 잘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여러 차례 지적을 받았던 시스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운영 상의 실수나 오류가 생기지 않도록 사활을 걸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시스템은 전날 개장 전 일부 증권사에서 프로그램 상 일시적인 오류를 일으킨 적은 있지만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가동된 지 이틀째인 이날도 큰 무리없이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 대형 증권사의 IT 담당자는 "엑스추어플러스에 맞춰 시스템을 모두 변경한 상태지만 실제 매매를 완벽하게 운영하기까지 적응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상태"라고 언급했다.

금융투자업계 종사자들은 시스템 초기 단계에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엑스추어플러스의 가동은 사실 개별 증권사들의 일정 문제로 지난달에서 이번 달로 한 차례 늦춰졌다" 며 "일부는 현실적으로 시스템 구축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곳도 있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엑스추어플러스는 기존 시스템보다 처리하는 데이터량이 크게 늘어나는데 개별 증권사들의 시스템에 부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거래소는 다음달 말까지 2개월 간 24시간 시장 모니터링 등의 '비상가동체제'를 유지, 크고 작은 오류를 해결할 예정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