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3일 오후 5시

‘토종’ 제화업체인 에스콰이아(법인명 이에프씨)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위기에 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유동성 지원에 난색을 보이고 있어 법정관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등 에스콰이아 채권단은 3일 긴급 회의를 열고 에스콰이아 워크아웃 여부를 논의했다. 에스콰이아 최대주주(지분 100%)인 H&Q AP코리아(사모펀드 운용사)는 지난주 저축은행 대출금 만기 연장에 실패, 국민 신한 하나 외환 우리은행 등 5개 시중은행에 채무 만기 연장 및 출자전환 등을 검토하고 있다. 에스콰이아 관계자는 “워크아웃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콰이아가 금융권에 진 빚은 지난달 말 기준 980억원 규모다. 국민은행 280억원을 포함해 5개 시중은행이 총 775억원, 한화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대출금도 205억원에 달한다. H&Q 측은 이번 주 안에 워크아웃 여부를 결정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증자 등 회사를 살릴 의지가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당장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H&Q가 이범 회장 일가로부터 지분 100%를 약 800억원에 인수한 이듬해인 2010년까지만 해도 에스콰이아는 139억원의 순이익을 내던 회사다. 국내 제화업계 ‘빅3’로 매출도 2011년 2000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해외 패스트패션(SPA) 브랜드가 시장을 강타하면서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2012년 매출이 1803억원으로 꺾였고, 11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12년 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장·단기 차입금을 포함한 금융 부채 948억원 중 작년 말까지 갚아야 할 금액이 605억원에 달했다. 연 매출(1803억원)의 3분의 1을 웃도는 빚을 갚고도 에스콰이아는 올해도 300억원가량의 채무를 갚아야 한다. 게다가 작년엔 노사 분규로 내홍을 앓았다. 2012년 11월 경영진이 전 직원의 35%에 해당하는 230명을 희망퇴직시키자 노조가 이에 반발, 전면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박동휘/박신영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