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가상화폐 비트코인 판매에 부과하던 부가가치세(VAT)를 폐지할 계획이라고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영국 국세청(HMRC)은 지난해부터 비트코인을 화폐가 아닌 일종의 상품권으로 분류해 20%의 VAT를 부과했다. 하지만 높은 세율 때문에 비트코인 관련 산업이 국외로 빠져나가면서 영국이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아왔다.

이에 HMRC는 지난주 비트코인 트레이더들과의 회동에서 비트코인에 부과되는 VAT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거래 수익에 대한 세금도 매기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FT는 “다른 나라들이 비트코인의 돈세탁 가능성과 높은 가치 변동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영국의 우호적인 접근은 대비된다”며 “영국 국세청의 이번 결정은 비트코인을 화폐로 분류할 것인지와 관련해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문제를 피해 갔지만 사실상 비트코인을 화폐로 취급한 것”이라고 평했다.

현재 많은 국가가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하지 않는다. 유럽은행감독청(EBA)은 상업용 거래에 가상화폐를 사용할 경우 유럽연합(EU)법에 규정된 환불 권리를 보호받지 못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시중은행의 비트코인 거래를 금지했다. 러시아와 베트남은 비트코인 거래 자체를 불법이라고 선언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