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품산업이 중국에 거센 추격을 당하고 있다. 수출 부품 10개 중 6개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최근 밀리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한·중 부품산업 경쟁력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으로 수출되는 국내 부품 규모는 2000년 42억3000만달러에서 지난해 703억6000만달러로 연평균 24.1% 급증했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부품 규모도 34억3000만달러에서 300억5000만달러로 늘어나 양국의 부품산업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다.

문제는 국내 부품산업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이다. 무역에서 자국 상품의 비교우위를 나타내는 ‘무역특화지수’를 계산한 결과, 2010~2013년 46개 품목(7개 산업) 가운데 29개(63.0%)가 10년 전(2000~2004년)보다 뒤처졌다. 과반수 부품의 경쟁력이 중국에 추격을 허용했다는 의미다.

특히 일반기계와 조립금속 등 상대적으로 낮은 기술 수준이 요구되는 산업에서 중국이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 일반기계 15종 가운데 펌프, 압축기, 밸브, 냉동공작기계, 섬유기계 등 9개의 무역특화지수가 10년 전보다 악화했다.

세계시장에서 한·중 간 ‘파이’ 싸움도 치열해졌다. 한·중 부품산업의 수출경합도는 2006년 0.36에서 지난해 0.43으로 높아졌다. 수출경합도는 두 국가의 특정 상품 수출구조가 얼마나 비슷한지 보여주는 것으로, 1에 가까울수록 경쟁이 심하다는 의미다. 중국의 기술 수준이 한국을 빠르게 쫓아오면서 7개 분야 가운데 6개에서 10년 전보다 경합도가 높아졌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