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찰이 1일(현지시간) 윈난성 쿤밍 철도역에서 벌어진 테러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현장에 진입하고 있다. 윈난성AP연합뉴스
중국경찰이 1일(현지시간) 윈난성 쿤밍 철도역에서 벌어진 테러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현장에 진입하고 있다. 윈난성AP연합뉴스
칼로 무장한 괴한들이 중국 윈난성 쿤밍역에서 무차별 살생을 자행해 적어도 30여명(테러용의자 4명 포함)이 숨지고 140여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중국 정부는 이 사고를 신장의 분리독립 세력이 벌인 테러로 규정했으며 시진핑 국가주석은 즉시 멍젠주 공안부장을 현지에 급파, 폭력세력에 대한 단호한 처벌을 지시했다. 이번 사건은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전국에 보안이 강화된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중국 정부는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오후 9시20분께 검은 옷을 입은 10여명의 괴한이 쿤밍철도역 광장에서 40㎝가량의 칼을 들고 시민을 무차별 공격했다. 목격자들은 이들 괴한이 위구르인이었으며 무리 중에는 여성도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사고 발생 직후 출동한 경찰은 범인 4명을 사살하고 5명을 체포했다. 신화통신은 “이번 사건은 신장분열세력이 계획한 엄중한 테러사건”이라며 “사건 현장에서 이와 관련한 다수의 증거물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인터넷에는 희생자들이 피를 흘린 채 광장 바닥에 누워 있고 가방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사진과 동영상이 다수 올라왔다.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는 철저한 조사와 법에 따른 엄벌을 지시하는 한편 희생자 가족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시주석은 “법에 따라 테러리스트들을 엄벌하고 날뛰는 기세를 강력하게 꺾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번 사건을 위구르족의 계획적인 테러로 규정한 만큼 전국에 걸쳐 치안이 강화되고 대대적인 위구르족 검거선풍도 불 것으로 보고 있다.

신장위구르자치주에 주로 살고 있는 위구르족은 오랜 세월 중국으로부터 분리 독립을 추구해왔다. 특히 2009년 7월 한족과 위구르족이 충돌해 197명이 숨지고 1700여명이 다치는 참사가 빚어진 이후 현지에서는 각종 유혈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과거 유혈사태는 신장위구르자치주 내에서 주로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28일에는 베이징 톈안먼에서 위구르인 일가족이 차량 폭탄테러를 감행, 5명이 죽고 40여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