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황우여 고사…'유 장관 전향적으로 검토'
남 의원은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출마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다음주, 3월 초에 출마 여부를 결정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5선을 만들어준 국민과 새누리당의 뜻에 부합하는 일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 겸허하게 마음을 열고 경청하겠다”고 했다.
최근까지 차기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나서겠다고 의지를 거듭 밝혔던 남 의원은 지난 26일 “(경기지사 출마를) 고민해 보겠다”며 심경 변화를 드러낸 바 있다.
새누리당은 김문수 현 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현역 프리미엄이 사라진 경기지역 수성을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해왔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원유철·정병국 의원이 이미 출마 선언을 하고 표밭 다지기에 나섰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남 의원의 지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오면서 ‘차출설’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그의 행보도 도지사 출마 쪽으로 기운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남 의원은 최근 김 지사와 자신의 정치적 멘토인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등을 잇따라 만나 도지사 출마에 대한 조언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K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3일로 잡혀 있던 독일 출국도 갑자기 취소했다. 남 의원 측은 “선거 출마와는 상관없다”고 해명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출마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해석하고 있다.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에 따르면 선거 출마자는 선거일 전 9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법에 따른 방송 및 토론 방송을 제외한 프로그램에 출연하거나 후보자의 음성·영상 등 실질적인 출연 효과를 주는 내용을 방송해서는 안 된다.
인천시장 후보로는 ‘중진 차출’의 구애를 받았던 황우여 대표를 대신해 유 장관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황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글로벌리서치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후보 적합도 1위를 차지했고 송영길 현 시장 등과의 가상대결에서 승리가 예상됐지만 본인이 극구 고사해왔다.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유 장관이 본인보다 경쟁력 있는 후보라고 추천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유 장관이 경기지사 출마를 선호했으나 남 의원이 출마 검토에 들어가면서 인천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재가를 얻으면 출마를 선언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유 장관이 선거에 출마하려면 공직 사퇴 시한인 6일 이전에 장관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남 의원과 유 장관이 출마 쪽으로 최종 결심을 한다면 수도권 지방선거 판 키우기에 성공할 것이라는 게 새누리당의 판단이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