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주 씨의 꽃 그림 ‘무제’.
김홍주 씨의 꽃 그림 ‘무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환수를 위한 압류 미술품 마지막 경매에 대표적인 중견 세필화가 김홍주 씨(69)의 작품이 대거 출품된다. 변종하, 이응노, 김영원, 조덕현, 권여현 등 유명작가의 작품과 전 전 대통령의 글씨, 목조불상 등도 새 주인을 찾는다.

미술품 경매회사 K옥션은 내달 12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경매장에서 실시하는 ‘전재국 미술품 컬렉션’ 최종 경매에 그림, 조각, 글씨 등 97점을 출품한다고 27일 발표했다. 추정가 총액은 6억~10억원.

이번 경매의 하이라이트는 검찰이 최근 추가로 압수한 김홍주 씨의 세필화 시리즈. 1970~2000년 그린 작품들로, 그의 대표적인 꽃 그림 ‘무제’ 시리즈 4점이 각각 추정가 3000만~1억원에 경매된다. 어떤 사조에도 편승하지 않고 오로지 회화의 본질에 다가선 김씨의 작품에 컬렉터들의 관심이 모아질지 기대된다.

서울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상’을 제작한 김영원의 젊은 남성 누드조각(600만~1500만원), 변종하의 1975년작 부조 ‘들꽃’(3000만~6000만원), 전 전 대통령의 휘호(150만~400만원) 등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경매된다. 전 전 대통령 일가 미술품 압류 당시 언론에 노출되며 컬렉터들의 관심을 모았던 2m 크기의 목제불상(500만~1000만원)도 출품된다.

전두환 일가 미술품은 그동안 세 차례에 걸친 온·오프라인 경매에서 총 605점 가운데 544점이 낙찰돼 59억382만원(K옥션 28억1782만원·서울옥션 30억8600만원)이 환수됐다. 작년 12월 처음 경매장에 선보인 작품들은 비교적 고가에 낙찰돼 주목받았다. 이대원의 ‘농원’이 6억6000만원, 김환기의 ‘24-Ⅷ-65 South East’가 5억5000만원에 팔렸다.

이상규 K옥션 대표는 “전 전 대통령 일가가 미술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안목과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해줬다”며 “어떤 작가의 작품을 소장했는지도 화젯거리였다”고 말했다.

한편 K옥션은 이날 ‘전재국 미술품 컬렉션’에 이어 봄 경매를 열고 로버트 인디애나, 오치균, 김환기, 이우환, 천경자의 작품 등 185점을 경매한다. 경매 출품작은 다음달 1~11일 신사동 K옥션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02)3479-888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