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김정욱 선교사가 27일 북한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0월 초 북한에 들어갔다 체포돼 4개월여간 억류돼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 관계자는 "김 선교사가 지난해 11월 북한이 억류했다고 공개한 '남한 첩자'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날 AP통신은 김 선교사가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들어간 다음 날인 작년 10월 8일 체포됐으며 반국가 범죄 혐의에 대해 사죄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김 선교사는 자신의 행위가 북한 체제에 반하는 범죄라면서 스스로를 '범죄자'라 칭했다.

그는 "북한을 종교적 국가로 바꾸고 지금의 북한 정부와 정치 체제를 파괴할 생각이었다"면서 "국가정보원 측 돈을 받았고 그들의 지시를 따랐으며 북한인 스파이 활동을 주선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단둥에 지하 교회를 세워 북한 실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교인들을 모았다"며 "수집 정보는 정보기관에 넘겼다"고 덧붙였다.

김 선교사는 또 "억류 기간에 북한 측 학대는 없었다"며 ""가족에게 건강하게 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기자회견을 요청했다. 북한 당국이 자비를 보여 풀어주기를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기자회견에 나온 사람이 작년 북한이 '남조선 첩자'라고 밝힌 인물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위한 정부 차원의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평양에 잠입한 정체불명의 '남조선 첩자'를 체포했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 신원은 공개하지는 않았다. 당시 정부는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신원 확인 및 조속한 석방을 요구하는 전화통지문을 보내려고 했지만 북측은 수령을 거부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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