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파스·이랜텍 등 10곳…삼성이 키우는 강소기업
삼성전자의 85인치 초고화질(UHD) TV는 이젤(그림판을 놓는 틀) 모양의 프레임에 걸려 있다. ‘타임리스 갤러리’란 이름의 이 프레임은 명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줘 제품의 품격을 높여준다. 가볍고 고급스런 이 프레임을 만든 곳은 협력사 파버나인이다. 이 회사는 2012년 말 삼성전자와 함께 초정밀 프레스 기술을 개발해 이 알루미늄 프레임을 만들어냈다. 삼성 TV가 잘 팔리면서 파버나인의 매출은 2011년 316억원에서 지난해 1200억원으로 2년 만에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삼성전자가 25일 파버나인과 같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10개 협력사를 ‘2014년 올해의 강소기업’으로 선정했다. 뽑힌 곳은 파버나인과 범진아이엔디, 에이테크솔루션, 동양이엔피, 디에이피, 멜파스, 이랜텍, 케이씨텍, 테라세미콘, 프로텍이다.

강소기업 프로젝트는 삼성전자가 협력사 가운데 기술력, 성장의지 등을 갖춘 곳을 뽑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2011년 39개 후보사를 선정해 맞춤형 지원을 해주고 △기술력 △시장 지배력 △제조 역량 등을 평가해 지난해 처음으로 신흥정밀, 이오테크닉스, 대덕전자 등 14개 기업을 강소기업에 선정했다. 최병석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장(부사장)은 “강소기업 프로그램은 키가 100㎝인 기업에 150㎝까지 크는 것을 목표로 정해주고 그렇게 자랄 수 있게 도와주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뽑힌 10곳은 45개 후보사 중 1년 이상 지원을 받으면서 경쟁력이 확인된 회사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이들 10개사에 총 309억원을 지원하고, 전문가를 파견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해왔다. 그 결과 10개사의 매출은 2011년 2조5300억원에서 2013년 3조7000억원으로 46%가량 증가했다.

동양이엔피는 갤럭시S4 갤럭시노트3에 적용되는 고성능 충전기를 개발해 지난해 1630억원의 신규 매출을 올렸다. 반도체 장비 업체인 케이씨텍은 작년에 CMP(웨이퍼표면 평탄화) 설비 제조기간을 12주에서 8주로 줄이는 혁신을 이뤄내면서 신규 수주를 통해 매출 230억원을 추가로 올렸다.

이제훈 파버나인 대표는 “삼성의 지원으로 극복해 신제품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내년까지 총 50개 강소기업을 선정할 계획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