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1년 동안 국정 전반에 대해 다양한 발언을 쏟아냈다. 분야에 따라 ‘맞춤형’으로 세세하게 지시를 내린 것이 특징이다. 일각에서 ‘깨알지시’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다.

외교안보는 박 대통령이 유독 단호하게 발언하는 분야로 꼽힌다. 박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3월19일 7대 종단 지도자들과 만나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는 없다”고 말했고, 이후에도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강경한 발언을 이어갔다. 약 1년 후인 지난 7일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도 박 대통령은 “(북한이) 최근 갑자기 평화공세를 펼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변할 때까지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되고, 도발을 할 경우에는 단호하게 응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지난달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쓴 “통일은 대박”이란 표현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다.

한·일 관계와 관련해서도 박 대통령의 메시지는 강경하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3·1절 기념사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역사적 입장은 천년의 역사가 흘러도 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상화 개혁과 관련해서도 박 대통령은 강한 어조로 발언하고 있다. 이른바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것인데, 과거 비정상적인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표현이다. 박 대통령은 원전 비리 척결이나 대북 문제, 전직 대통령 추징금 환수 등을 거론할 때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유법을 활용하는 것도 박 대통령의 특징 중 하나다. 특히 경제활성화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할 때는 음식을 이용한 비유법을 활용했다. 경제활성화 법안이 제때 통과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국수도 따끈따끈할 때 먹어야 소화도 잘 되고 맛도 있다”, “밥도 따끈따끈할 때 먹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부처 간 협업이나 민관의 역량 결집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을 때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을 주로 인용했다. 아울러 규제완화와 관련해서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있다”며 “(규제 법안의) 좋은 취지가 시행과정에서 기업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