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눈 덮인 세상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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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눈은 낯익은 대상을 극도로 단순화시킨다. 알록달록 색채의 현란함을 자랑하던 세상의 온갖 것들을 실루엣만 남긴 채 은빛 이불로 덮어버린다. 디테일은 사라지고 사물의 원형만 남게 된다. 사라지는 것은 그뿐만이 아니다. 교회의 종소리만 이따금 정적을 깰 뿐 거리를 메우던 삶의 메아리는 고요함에 자리를 내준다.
거리에서 장터에서 아옹다옹 목청을 높이던 사람들도 다들 집안에 몸을 웅크린다. 지지배배 수다 떨던 새들도 어디론가 종적을 감췄다.
눈 덮인 세상은 아름다움도 추함도 잘난 것도 못난 것도 없는 절대 평등의 세계다. 눈 속에 파묻힌 세상의 단순함은 우리가 잊고 있던 본질의 아름다움을 일깨운다. 꾸밈이 사라진 원형의 세상.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거리에서 장터에서 아옹다옹 목청을 높이던 사람들도 다들 집안에 몸을 웅크린다. 지지배배 수다 떨던 새들도 어디론가 종적을 감췄다.
눈 덮인 세상은 아름다움도 추함도 잘난 것도 못난 것도 없는 절대 평등의 세계다. 눈 속에 파묻힌 세상의 단순함은 우리가 잊고 있던 본질의 아름다움을 일깨운다. 꾸밈이 사라진 원형의 세상.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