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매파' 금리인상 거론…금융시장 출렁
미국 중앙은행(Fed) 일각에서 조기 금리인상론이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간) 공개된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통화정책결정기구) 1월 회의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이 “정책금리를 상대적으로 빨리 인상하는 게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금리 인상을 주장한 사람은 소수(a few)였다. a few는 보통 2~3명을 의미한다. 비록 소수 ‘매파’의 주장이지만 FOMC에서 금리 인상이 거론된 것은 처음이다.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오후 2시 회의록이 공개되자 보합권에 머물던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평균지수는 0.6% 하락세로 마감했다.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Fed가 금리 인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Fed는 2008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제로금리(0~0.25%) 정책을 펴고 있다. 경기부양을 위해 더 이상 금리정책을 쓸 수 없게 되자 비전통적인 양적완화(채권매입 프로그램)를 꺼내든 것이다. 지난 1월 시작된 ‘테이퍼링(양적완화의 점진적 축소)’은 출구전략의 첫 번째 단계다. 두 번째 단계는 Fed가 보유 중인 채권을 시장에 파는 일이며 마지막 단계가 금리 인상이다. 벤 버냉키 전 Fed 의장과 재닛 옐런 현 의장은 “실업률이 6.5% 이하로 떨어진 뒤에도 상당기간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며 2015년까지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해왔다. 이른바 ‘선제적 정책안내(포워드 가이던스)’였다. 시장참여자들도 이를 받아들였다.

그런데 실업률이 빠르게 하락하자 Fed 내 매파의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1년 전 7.9%였던 실업률은 지난달 6.6%로 떨어졌다. 포워드 가이던스의 기준(6.5%)에 바짝 다가섰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인스 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현재 경제상황은 그동안 생각해왔던 것 이상으로 정상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며 “올해 말 실업률이 6%로 떨어지게 되면 FOMC 위원들이 어쩔 수 없이 금리 인상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Fed의 금리 인상은 금융시장에 테이퍼링보다 훨씬 큰 충격을 몰고 올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긴축의 본격적인 신호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옐런 의장이 버냉키보다 더 ‘비둘기파’인 데다 FOMC 내에서도 비둘기파가 수적으로 우세한 만큼 조기 금리인상을 점치는 것은 성급하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폴 볼커 전 Fed 의장도 지난 18일 한국경제TV와 한경미디어그룹이 개최한 ‘2014년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에 참석해 “양적완화 종료 후에도 Fed가 금리를 급격히 올리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