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6~9일 화랑미술제에 출품될 구자승 화백의 ‘정물’.
내달 6~9일 화랑미술제에 출품될 구자승 화백의 ‘정물’.
미국의 인기 작가 앤디 워홀을 비롯해 아니쉬 카프어, 장 미셸 오토니엘, 솔 르윗, 안젤름 라일리, 마유카 야마모토, 이우환, 김창열, 구자승, 이왈종, 김구림 등 국내외 유명 작가 470명의 작품 3200여점을 전시·판매하는 현대미술 축제가 열린다. 내달 6~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펼쳐지는 ‘화랑미술제’다. 올해로 32회째를 맞는 화랑미술제는 화랑협회 소속 94개 화랑이 참여해 컬렉터와 관람객에게 보다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그림 장터’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끼리 새봄을 맞아 도심 나들이를 겸해 그림 쇼핑을 떠나보면 어떨까.

일부 인기 작가들의 작품 위주로 출품하는 여타 아트 페어와 달리 이번 행사에는 참여하는 화랑마다 각각 작가 5명의 작품만 출품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이른바 ‘잘 팔리는’ 소수 작가의 작품을 중복 출품할 수 없게 해 관람객들이 더 많은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게 하자는 뜻에서다. 화랑협회는 “능력 있는 작가 발굴 및 육성·지원 기능을 강화해 화랑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는 한편 작가와 화랑, 화랑과 컬렉터 간의 신뢰를 구축해 미술시장 발전의 기반을 쌓고자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림값 거품 확 뺐어요"…3200점 봄맞이 큰 場
화랑들은 각 부스에서 전속 작가들의 작품을 내걸고 관람객을 맞이한다. 경기 침체와 관람객들의 주머니 사정을 감안해 출품작의 60~70%인 2000여점은 점당 500만~1000만원으로 값을 매겼다.

갤러리 현대는 ‘물방울 작가’ 김창열 씨와 강익중·김성호 씨 등 국내 인기 작가를 포진시켰다. 가나아트갤러리는 사탕을 극사실주의 화풍으로 그리는 안성하 씨와 조각가 이환권·정혜윤 씨의 작품 20여점을 내건다. 국제갤러리는 영국 인기작가 아니쉬 카푸어의 설치 작품, 박미나·이광호 씨의 회화, 정연두 씨의 사진작품을 전시·판매한다.

또 학고재갤러리는 유현경, 이영빈, 중국화가 조환을 전략 상품으로 내세우고, 노화랑은 지난해 작고한 송수남 화백의 산수화를 대거 선보인다. 선화랑(김영재 전명자 구자동 박현웅), 박여숙화랑(김창열 이재효), 아트사이드(송진화 이재훈), 청작화랑(권현진 김정아 문지연 신재환), 금산갤러리(김형주 오채현 이은채), 청화랑(박서영 송은영 안정숙 이용수), 본화랑(전준엽)도 국내 유망한 작가들의 작품을 내보인다. 표미선 한국화랑협회장은 “올해 판매액은 지난해(35억원)보다 다소 많은 4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 기간에는 다양한 부대 행사도 마련된다. 내달 6일 오후 3시에는 ‘기업과 미술의 만남’을 주제로 한 강연을 열어 기업과 화랑이 협업을 통해 성공한 투자 사례를 들려준다. 7일 오전 11시에는 음악평론가 박제성 씨가 ‘현대 미술과 함께하는 오페라 무대’를 주제로 강연하며, 행사 기간 동안 매일 4차례 작품 해설자들이 미술품을 설명해주는 ‘도슨트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artkorea.info)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람료 어른 1만원, 학생 8000원. (02)734-2505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