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을 훔치려다 들킨 외국인 남성 2명이 실탄을 쏘며 쫓는 경찰과 격투를 벌인 뒤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16일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인 15일 오후 10시 50분께 러시아계로 보이는 백인 남성 2명이 용인시 원삼면 문촌리의 거리에 주차된 이모(35)씨의 5t트럭에서 기름을 훔치려다 이씨에게 발각되자 렉스턴 차량을 타고 달아났다.

이씨 신고를 받은 경찰은 원삼면과 이동면 일대에 경력을 긴급배치했고 10여분 뒤 순찰 중이던 이모 경위와 박모 경사가 이동면의 한 마트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이들의 차량을 발견했다.

이 경위 등은 주차장 출입구를 순찰차로 막고 검거를 시도했지만 경찰의 추격을 눈치 챈 이들은 차를 돌려 출입구와 순찰차 사이로 빠져나가 도주를 계속했다.

그러나 마트 앞 교차로 때문에 속도를 낼 수 없게 되자 이들 가운데 한 명이 차에서 내려 인근 주택가로 달아났고 이를 뒤쫓아간 박 경사와 막다른 골목에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박 경사는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발사한 뒤 계속 달아나는 용의자와 200m가량 떨어진 개천가에서 다시 격투를 벌였지만 검거에 실패했다.

남은 용의자 1명도 차량을 타고 도주했다.

경찰 관계자는 "골목에 혈흔이 남아있지 않았다"며 "박 경사가 격렬하게 반항하는 용의자를 향해 실탄을 쐈지만 주변이 어두웠고 급박한 상황이어서 맞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 경사는 허리 부상 등을 입어 치료 중이다.

경찰은 격투 현장에서 2.7㎞ 떨어진 한 골프장 주차장에서 이들이 탔던 렉스턴 차량을 발견, 감식을 벌이는 한편 차량 소유자를 상대로 이 사건과 연관성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또 격투가 벌어진 개천가에서 박 경사가 휘두른 삼단봉에 맞은 용의자가 흘린 것으로 보이는 혈흔이 발견됨에 따라 인근 병원을 돌며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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