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뒤 갑오년 2014년 2월 15일 토요일에 우주 전체와 관련한 둥근 물체 두 가지에 시선이 꽂힐 전망입니다. 하나는 지구의 하나 뿐인 위성 달입니다. 또 다른 것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러시아)'에서 이날 열리는 경기 우승자의 목에 걸릴 금메달입니다. 왜냐고요?
2월 15일 '달과 올림픽 금메달'에 시선 꽂히는 이유
2월 15일 밤 동쪽 하늘위로 두둥실 뜨는 달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은 전날인 14일 ‘정월대보름 (음력 1월 15일)’ 다음날 달입니다. 상식적으로 이 달은 흔히 '쟁반 같이 둥근' 정월대보름달 보다 약간 작을 (찌그러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15일 뜬 달은 상식을 벗어납니다. 되레 정월대보름의 ‘달’ 보다 더 완전한 구체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보름달 보다 더 둥근 달이 보름 (음력 15일) 하루 또는 이틀 뒤에 뜨는 것은 음력 초하루 (음력 1일) 설정 기준인 ‘합삭’ (지구에서 보았을 때 달이 태양과 같은 방향에 위치하는 순간) 이상에서 비롯한다는 게 한국천문연구원의 설명입니다.

정월 초하루인 올해 설날 (1월 31일)에 달 합삭이 늦은 밤 또는 이른 새벽에 이뤄진 탓에 월령 부족으로 이번 정월대보름의 달이 완전한 구체가 되지 못하고 약간 찌그러진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정월대보름 다음날인 2월 15일에 비로소 '진정한' 보름달을 구경할 수 있게 된다고 한국천문연구원측은 밝혔습니다.

다가오는 2월 15일은 특히 미지의 우주에서 날아온 물체가 지상에 ‘비극적인’ 상황을 초래하고 꼭 1주년을 맞는 날로 불립니다.

지난해 2013년 2월 15일 거대 운석 하나가 대기권에 진입하며 엄청난 굉음과 함께 폭발한 뒤 수많은 파편 ‘운석우’를 현재 겨울 올림픽이 개최되고 있는 러시아의 첼랴빈스크 지역에 쏟아 부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유튜브 동영상 캡처]
2월 15일 '달과 올림픽 금메달'에 시선 꽂히는 이유
이로 인해 해당 지역 거주민 1600여명이 다치고, 건물 7000여채가 부서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리나라 과학자를 비롯한 국제 연구팀은 최근 "이 지역에 떨어진 운석 잔해를 분석한 결과, 폭발 전 이 운석의 크기가 지름 20m, 무게 1만3000톤으로 추정됐다"고 발표했고요.

이 거대 운석은 당시 초속 20km로 대기권에 진입한 뒤 27km 상공에서 폭발했으며 그 위력이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40배로 분석됐다고 국제연구팀이 전했습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소치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 비극적인 상황을 기리기 위해 지상에 떨어진 운석을 소재로 이번 올림픽 금메달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직위는 운석낙하 사태 1주년이 되는 2월 15일에 열리는 종목 우승자에게 관련 금메달을 수여한다는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당일 열리는 경기는 총 7개 종목으로 드러났는데요. 여자 슈퍼G알파인 스키, 여자 4 x 5km 계주 크로스컨트리, 여자 1500m와 남자 1000m 쇼트트랙, 남자 스켈레톤, 남자 라지 힐 스키점프, 남자 1500m 스피드스케이팅이 꼽힙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이날 여자 1500m 쇼트트랙 (심석희, 김아랑, 박승희)과 남자 1500m 스피드스케이팅 (김철민, 주형준)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쇼트트랙 3관왕 후보로 평가받는 심석희 선수가 '운석 금메달'에 가장 접근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해 2013년 2월 15일 가까운 시간대에는 좀처럼 보기 드문 천문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예컨대 한국시간 2013년 2월 16일 새벽 4시 25분엔 지름 약 45m 크기의 근지구 소행성 ‘2012 DA14’가 인도네시아 상공 2만7000km까지 초 근접했습니다. 이 거리는 정지궤도 위성이 떠 있는 곳 (3만6500km 상공) 보다 훨씬 안쪽입니다. [미국항공우주국 NASA 발표]

이 소행성은 10분 뒤 한반도에서 가장 가까운 고도 (서울과의 거리로 따져 3만300km 상공)를 지났습니다. [한국천문연구원 발표]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