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부채 12조달러…디폴트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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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체 에버그린 회사채 금리 20개월만에 2배 이상 '껑충'
세계 1위 美 기업 빚 육박
조달비용 늘어 수익 악화
은행간 금리도 급등
세계 1위 美 기업 빚 육박
조달비용 늘어 수익 악화
은행간 금리도 급등
중국 민간 조선업체 에버그린홀딩그룹은 2012년 6월 4.64%의 금리로 1년 만기 회사채 4억위안어치를 발행했다. 이 금리는 7개월 뒤 6.13%로 올랐고, 지난해 12월 9.90%까지 급등했다. 새로 발행한 단기 회사채 금리로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중국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크게 늘면서 수익 악화에 이어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중국 기업 채무는 12조1000억달러(약 1경2965조원)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지고 있는 미국 기업의 12조9000억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S&P는 올해나 내년 중국 기업이 미국 기업 부채 규모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다. 딩 슈앙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기업의 차입 규모는 이미 매우 높은 수준으로 중국 경제 전반에 치명적인 잠재 리스크”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 부채는 지난 5년간 빠르게 늘었다. 2008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92%였던 부채 비율은 2010년 111%, 2012년 124%로 급등했다. 다른 신흥국 기업 부채가 GDP 대비 40~70% 수준이고 미국도 81%인 것에 비하면 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이처럼 중국 기업의 채무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은행권까지 연쇄반응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은행은 회사채 시장의 큰손이기 때문이다. 중국개발은행과 중국수출입은행 등 중국 금융권을 떠받치고 있는 주요 국책은행의 자금 조달 부담도 커지고 있다. 중국개발은행이 최근 5년 만기 채권을 발행할 때 금리는 5.75%로 작년 1월(4.16%)과 10월 말(4.97%)에 비해 크게 올랐다. 중국수출입은행의 3년 만기 채권 발행금리도 지난해 2월 3.62%에서 10월 말 4.80%로, 이달에는 5.44%까지 상승했다. 주하이빈 JP모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금융권이 가장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중국 기업의 막대한 부채, 그 다음이 그림자금융, 지방정부의 부채 순”이라고 말했다. 중국 사회과학원도 이날 중국 경제의 5대 위험 중 하나로 통화량은 많지만 대출은 어려운 ‘금융시장의 불균형’을 꼽았다.
더불어 중국 정부가 급격한 신용 팽창을 막기 위해 돈줄을 죄면서 금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은행 간 대출금리인 7일물 레포(환매조건부채권)는 작년 2월 3% 안팎이었으나 11일 기준 5.22%까지 올랐다.
중국 기업과 은행권의 자금조달 비용이 오르고 있는 것은 10년 만기 중국 국채금리가 오른 탓도 있다. 10년 만기 중국 국채금리는 2012년 말 연 3.68%였지만 지난해 11월 4.75%까지 치솟았다. 왕밍 상하이야오즈 자산운용 파트너는 “에버그린의 회사채 금리가 9.90%까지 오른 것은 사실상 정크등급이라는 것과 같은 뜻”이라고 밝혔다.
WSJ은 중국 기업 중 태양광이나 조선 등 설비 부담이 큰 중소기업이 특히 디폴트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안유화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경제가 둔화 조짐을 보인 2011년 말부터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유기업을 동원해 인프라 투자를 늘렸다”며 “2012년 3분기부터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이들 기업 부채가 급속도로 증가해 현재 160%를 넘어서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김동윤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중국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크게 늘면서 수익 악화에 이어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중국 기업 채무는 12조1000억달러(약 1경2965조원)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지고 있는 미국 기업의 12조9000억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S&P는 올해나 내년 중국 기업이 미국 기업 부채 규모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다. 딩 슈앙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기업의 차입 규모는 이미 매우 높은 수준으로 중국 경제 전반에 치명적인 잠재 리스크”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 부채는 지난 5년간 빠르게 늘었다. 2008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92%였던 부채 비율은 2010년 111%, 2012년 124%로 급등했다. 다른 신흥국 기업 부채가 GDP 대비 40~70% 수준이고 미국도 81%인 것에 비하면 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이처럼 중국 기업의 채무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은행권까지 연쇄반응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은행은 회사채 시장의 큰손이기 때문이다. 중국개발은행과 중국수출입은행 등 중국 금융권을 떠받치고 있는 주요 국책은행의 자금 조달 부담도 커지고 있다. 중국개발은행이 최근 5년 만기 채권을 발행할 때 금리는 5.75%로 작년 1월(4.16%)과 10월 말(4.97%)에 비해 크게 올랐다. 중국수출입은행의 3년 만기 채권 발행금리도 지난해 2월 3.62%에서 10월 말 4.80%로, 이달에는 5.44%까지 상승했다. 주하이빈 JP모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금융권이 가장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중국 기업의 막대한 부채, 그 다음이 그림자금융, 지방정부의 부채 순”이라고 말했다. 중국 사회과학원도 이날 중국 경제의 5대 위험 중 하나로 통화량은 많지만 대출은 어려운 ‘금융시장의 불균형’을 꼽았다.
더불어 중국 정부가 급격한 신용 팽창을 막기 위해 돈줄을 죄면서 금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은행 간 대출금리인 7일물 레포(환매조건부채권)는 작년 2월 3% 안팎이었으나 11일 기준 5.22%까지 올랐다.
중국 기업과 은행권의 자금조달 비용이 오르고 있는 것은 10년 만기 중국 국채금리가 오른 탓도 있다. 10년 만기 중국 국채금리는 2012년 말 연 3.68%였지만 지난해 11월 4.75%까지 치솟았다. 왕밍 상하이야오즈 자산운용 파트너는 “에버그린의 회사채 금리가 9.90%까지 오른 것은 사실상 정크등급이라는 것과 같은 뜻”이라고 밝혔다.
WSJ은 중국 기업 중 태양광이나 조선 등 설비 부담이 큰 중소기업이 특히 디폴트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안유화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경제가 둔화 조짐을 보인 2011년 말부터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유기업을 동원해 인프라 투자를 늘렸다”며 “2012년 3분기부터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이들 기업 부채가 급속도로 증가해 현재 160%를 넘어서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김동윤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