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가 CJ제일제당의 제약사업 분할에 주목하고 있다. 향후 제약사업 강화로 수익 기여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제약사업 부문을 분할해 신설법인 CJ생명과학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물적 분할 방식으로 존속법인 CJ제일제당은 신설법인 발행주식의 100%를 배정받는다. 분할기일은 오는 4월 1일이다.

증권업계는 분할 결정 이유로 '경영 효율화'를 꼽았다.

가공식품·사료·바이오 등 다른 사업 부문들과 제약 부문의 영업 방식이 크게 달라 그동안 경영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예산 배정 불이익이나 비효율적인 의사결정 과정이 제약 부문의 발목을 잡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혜승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식품회사에서 사업 성격이 달라 분사한 회사의 경우, 분할 이후 실적이 대체적으로 양호했다"며 "의사결정 과정이 간소화되고 유연한 전략 구성이 가능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할로 CJ제일제당이 제약 부문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관측했다.

CJ제일제당 내에서 제약 사업 부문의 이익 비중은 커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의 전체 영업이익(3466억 원)에서 제약 부문(290억 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8.3%로 전년 대비 5.0% 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제약 부문 영업이익률은 6.9%로 지난해 보다 3.1%포인트 올랐다. 수익성 좋은 제약 사업을 따로 떼어내 집중적으로 키울 것이란 설명이다.

박애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CJ제일제당이 바이오 부문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반면 제약 부문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며 "이번 분할 결정은 제약 부문 자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작업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향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00% 자회사 형태의 물적 분할로 주식가치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 제약 부문의 수익 증가가 향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1~2년 안에 중장기적인 효과가 실적 측면에서 관측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