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파리의 IT이야기] CEO 교체·창업자 빌 게이츠 기술고문으로 복귀, 위기의 MS…'윈도 왕국' 살아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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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파리의 IT이야기 kwang82.hankyung.com/
"PC는 영원" 큰소리 쳤지만 모바일은 이미 안드로이드 세상
클라우드 전문가 새 CEO로 영입
업데이트 신경 쓸 필요 없고 가격 저렴한 크롬북 인기 상승
아마존 노트북 상위권 휩쓸어
고가 시장은 맥, 저가는 크롬북…윈도 협공 점점 거세질 듯
"PC는 영원" 큰소리 쳤지만 모바일은 이미 안드로이드 세상
클라우드 전문가 새 CEO로 영입
업데이트 신경 쓸 필요 없고 가격 저렴한 크롬북 인기 상승
아마존 노트북 상위권 휩쓸어
고가 시장은 맥, 저가는 크롬북…윈도 협공 점점 거세질 듯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왕국’에 창사 이래 최대 변화가 닥쳤다. 스티브 발머가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났고 창업자 빌 게이츠는 이사회 의장에서 기술고문으로 물러앉았다.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에서는 안드로이드와 iOS(애플)에 눌려 바닥을 기고 있고 컴퓨터 OS마저 크롬 진영의 공격을 받기 시작했다.
발머의 사임은 문책성이 강하다. 발머는 모바일 시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윈도모바일’로 스마트폰 세상을 장악하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고 아이폰에 대항하려고 내놓은 ‘윈도폰’도 바닥에서 헤매고 있다. 발머는 스티브 잡스가 “포스트PC 시대가 열렸다”고 말하자 “PC는 영원하다”고 큰소리치며 어깃장을 놓기도 했다.
발머가 물러나고 클라우드 컴퓨팅과 기업용 소프트웨어 전문가인 인도계 사티아 나델라가 CEO가 됐지만 ‘기대 반 우려 반’이다. 기대 요인은 발머가 물러났다는 사실과 클라우드 전문가가 CEO가 됐다는 점이고, 우려 요인은 새 CEO가 소비자 시장에는 경험이 부족하고 ‘윈도 왕국’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일정 간격으로 윈도 새 버전을 내놓음으로써 앉아서 돈을 벌곤 했다. 윈도XP(2001)→윈도비스타(2006)→윈도7(2009)→윈도8(2012). 그러나 소비자들은 곧바로 업데이트하지 않아 1월 현재 데스크톱 기준으로 윈도7이 47.5%, 윈도XP가 29.2%이고 윈도8은 8.1 버전을 포함해 10.6%에 불과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는 4월8일 윈도XP에 대한 기술 지원을 종료한다. 이에 따라 29.2%에 해당하는 소비자들은 윈도를 업데이트하든지 윈도 최신 버전이 깔린 새 PC를 사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러나 윈도8이나 윈도8.1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아 업데이트가 원만하게 진행될지 의문이다. 윈도7으로 몰릴 가능성도 있다.
바로 이 시점에 구글 크롬 OS를 탑재한 크롬북(노트북)과 크롬박스(데스크톱)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2011년 삼성과 에이서가 크롬북을 처음 내놓았을 때만 해도 다들 ‘취미’ 수준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레노버, HP, 델, 에이수스, 도시바 등 내로라하는 메이커들은 거의 대부분 크롬북이나 크롬박스를 내놓았다.
크롬 OS는 윈도와 달리 ‘공짜’다. 구글에 따로 돈을 주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가격이 20만원 내지 50만원으로 저렴하다. 전면 클라우드 컴퓨터란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OS든 응용 프로그램이든 보안 프로그램이든 사용자가 애써 업데이트할 필요가 없다. 크롬북과 크롬박스는 언제든지 소프트웨어가 최신 상태를 유지한다.
수년 전 ‘넷북 열풍’이 식은 것은 가격이 저렴한 것까지는 좋은데 성능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크롬 컴퓨터는 저렴하다는 점에서는 넷북과 같으면서 성능에서는 넷북을 능가한다. 이런 장점이 학교 같은 단체 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NPD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학교 노트북 시장에서 크롬북이 21%나 차지했다.
사용자들이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는 기본이 됐다. 크롬 컴퓨터는 문서 사진 등 데이터뿐만 아니라 OS와 보안 프로그램까지 클라우드에 올려놓고 내려받아 사용하는 방식이다. 아마존에서 크롬 컴퓨터가 노트북 부문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휩쓰는 것은 클라우드 컴퓨터에 대한 수요가 싹트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물론 아직은 크롬 OS가 윈도의 적수가 될 수는 없다. 응용 프로그램이 턱없이 부족하고 윈도가 아니면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나는 PC” “나는 맥” 하며 맥 컴퓨터(애플)와 싸울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 애플은 단기필마였고 고가를 지향했다. 그러다 보니 맥은 ‘마니아들이 사용하는 고가 컴퓨터’로 국한돼 한계를 보였다.
지금은 고가 시장은 맥이, 저가 시장은 크롬 컴퓨터가 협공하는 형국이다. 윈도 파트너들이 일제히 크롬 컴퓨터를 내놓았다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에는 적신호다. 올해는 ‘크롬이 윈도를 위협하기 시작하는 해’가 될 수 있다. ‘포스트PC 시대’에도 ‘윈도 왕국’은 영원할까? CEO 나델라와 기술고문 게이츠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발머의 사임은 문책성이 강하다. 발머는 모바일 시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윈도모바일’로 스마트폰 세상을 장악하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고 아이폰에 대항하려고 내놓은 ‘윈도폰’도 바닥에서 헤매고 있다. 발머는 스티브 잡스가 “포스트PC 시대가 열렸다”고 말하자 “PC는 영원하다”고 큰소리치며 어깃장을 놓기도 했다.
발머가 물러나고 클라우드 컴퓨팅과 기업용 소프트웨어 전문가인 인도계 사티아 나델라가 CEO가 됐지만 ‘기대 반 우려 반’이다. 기대 요인은 발머가 물러났다는 사실과 클라우드 전문가가 CEO가 됐다는 점이고, 우려 요인은 새 CEO가 소비자 시장에는 경험이 부족하고 ‘윈도 왕국’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일정 간격으로 윈도 새 버전을 내놓음으로써 앉아서 돈을 벌곤 했다. 윈도XP(2001)→윈도비스타(2006)→윈도7(2009)→윈도8(2012). 그러나 소비자들은 곧바로 업데이트하지 않아 1월 현재 데스크톱 기준으로 윈도7이 47.5%, 윈도XP가 29.2%이고 윈도8은 8.1 버전을 포함해 10.6%에 불과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는 4월8일 윈도XP에 대한 기술 지원을 종료한다. 이에 따라 29.2%에 해당하는 소비자들은 윈도를 업데이트하든지 윈도 최신 버전이 깔린 새 PC를 사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러나 윈도8이나 윈도8.1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아 업데이트가 원만하게 진행될지 의문이다. 윈도7으로 몰릴 가능성도 있다.
바로 이 시점에 구글 크롬 OS를 탑재한 크롬북(노트북)과 크롬박스(데스크톱)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2011년 삼성과 에이서가 크롬북을 처음 내놓았을 때만 해도 다들 ‘취미’ 수준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레노버, HP, 델, 에이수스, 도시바 등 내로라하는 메이커들은 거의 대부분 크롬북이나 크롬박스를 내놓았다.
크롬 OS는 윈도와 달리 ‘공짜’다. 구글에 따로 돈을 주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가격이 20만원 내지 50만원으로 저렴하다. 전면 클라우드 컴퓨터란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OS든 응용 프로그램이든 보안 프로그램이든 사용자가 애써 업데이트할 필요가 없다. 크롬북과 크롬박스는 언제든지 소프트웨어가 최신 상태를 유지한다.
수년 전 ‘넷북 열풍’이 식은 것은 가격이 저렴한 것까지는 좋은데 성능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크롬 컴퓨터는 저렴하다는 점에서는 넷북과 같으면서 성능에서는 넷북을 능가한다. 이런 장점이 학교 같은 단체 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NPD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학교 노트북 시장에서 크롬북이 21%나 차지했다.
사용자들이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는 기본이 됐다. 크롬 컴퓨터는 문서 사진 등 데이터뿐만 아니라 OS와 보안 프로그램까지 클라우드에 올려놓고 내려받아 사용하는 방식이다. 아마존에서 크롬 컴퓨터가 노트북 부문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휩쓰는 것은 클라우드 컴퓨터에 대한 수요가 싹트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물론 아직은 크롬 OS가 윈도의 적수가 될 수는 없다. 응용 프로그램이 턱없이 부족하고 윈도가 아니면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나는 PC” “나는 맥” 하며 맥 컴퓨터(애플)와 싸울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 애플은 단기필마였고 고가를 지향했다. 그러다 보니 맥은 ‘마니아들이 사용하는 고가 컴퓨터’로 국한돼 한계를 보였다.
지금은 고가 시장은 맥이, 저가 시장은 크롬 컴퓨터가 협공하는 형국이다. 윈도 파트너들이 일제히 크롬 컴퓨터를 내놓았다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에는 적신호다. 올해는 ‘크롬이 윈도를 위협하기 시작하는 해’가 될 수 있다. ‘포스트PC 시대’에도 ‘윈도 왕국’은 영원할까? CEO 나델라와 기술고문 게이츠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