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프리뷰] `또하나의약속` 관객들의 이유있는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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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또 하나의 약속’(김태윤 감독, (주)또하나의가족제작위원회 (주)에이트볼픽쳐스 제작)이 연일 화제다. 제작두레와 개봉두레까지 순도 100%의 크라우드 펀딩으로 기적을 보여줬고, 개봉 전 상영관 문제로 난관에 봉착, 개봉 후 적은 상영관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을 타며 ‘좋은 영화’라는 평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또 하나의 약속’이 대기업 비판 영화라며 지적하고 나섰다. 선동 영화라며 나무란다. 하지만 관객들은 영화관으로 향하고 있다. 극장에서 직접 확인해보자. 도대체 ‘또 하나의 약속’의 힘이 무엇인지.
이 작품은 반도체 회사에서 일하던 스무 살 딸 황유미 씨를 가슴에 묻은 속초의 평범한 택시운전 기사 황상기 씨의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 황상기 씨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다는 반도체 회사에 딸이 취직했다는 사실에 자랑스러워했지만, 그 딸은 2년 뒤 백혈병에 걸려 돌아왔다. 참담했다. 딸이 혹독한 환경에서 일을 했으며, 그 회사에서 딸과 같은 병을 얻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 그렇게 아버지는 딸을 위해 발 벗고 나서게 된다. 결국 황상기 씨는, 모두가 무모하다고 여긴 재판에서 딸의 산업재해를 인정받고야 말았다.
아버지는 그랬을 것이다. 그에게 아내와 자식은 세상 그 모든 것과 바꿀 수 없는 존재였겠지. 그래서 아버지는 딸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세상과 타협하려 했다. 그게 최선이라고만 생각했기에. 하지만 아버지는 딸의 진심을 깨닫고 아버지로서 자신이 해야 될 ‘진짜’ 일을 하려고 했다. 가정을 일구어가야 되는 가장이었지만 딸의 죽음을 그저 묵묵히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그렇게 도움을 구하고 청하며 많은 이들을 만났다. 죽은 딸을 위해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들을 정말 해내고야 만 것이다.
평범한 가족이 거대 기업으로부터 슬픔을 겪고, 그렇게 그들과 맞서며 성장해나가는 나가는 이야기. 가족의 참된 의미와 의지. 이것이 바로 ‘또 하나의 약속’이 이야기하고 싶은 최대의 핵심이다. 그 누군가가 이야기하는 대기업에 대한 고발이나 대기업의 횡포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초점은 아마도 빗나갔을 것이다. 지금 이대로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았겠지. 조금 더 세게, 조금 더 적나라하게 그들에 대한 비판이 있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아마 관객들의 발걸음도 영화관으로 향하지 않았을 테지. 그저 무엇인가에 대한 답답함만 느꼈을지도. ‘또 하나의 약속’은 아버지의 뜨거운 진심과 약속의 힘이다. 그것이 바로 관객들을 울리는 진실이고.
아버지 역을 맡은 박철민을 보며 진한 감동을 느꼈다. 관객을 웃길 줄 아는 사람이 진정 울릴 줄도 아는구나. 수많은 애드리브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줬던 그가 또 이렇게 눈물을 쏟게 하는구나. 자신이 운전하는 택시 뒷좌석에서 딸을 보내야만 했던 아버지의 억울함, 마지막 그 한 마디를 이야기하는 아버지의 진심, 세상 그 누구의 아들과 딸을 지켜주고 싶어 했던 그 마음. 그렇게 우리는 아버지의 진심을 배운다. 관객들의 발걸음은 괜히 움직이는 게 아니다. 6일 개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20분.(사진=OAL)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m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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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반도체 회사에서 일하던 스무 살 딸 황유미 씨를 가슴에 묻은 속초의 평범한 택시운전 기사 황상기 씨의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 황상기 씨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다는 반도체 회사에 딸이 취직했다는 사실에 자랑스러워했지만, 그 딸은 2년 뒤 백혈병에 걸려 돌아왔다. 참담했다. 딸이 혹독한 환경에서 일을 했으며, 그 회사에서 딸과 같은 병을 얻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 그렇게 아버지는 딸을 위해 발 벗고 나서게 된다. 결국 황상기 씨는, 모두가 무모하다고 여긴 재판에서 딸의 산업재해를 인정받고야 말았다.
아버지는 그랬을 것이다. 그에게 아내와 자식은 세상 그 모든 것과 바꿀 수 없는 존재였겠지. 그래서 아버지는 딸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세상과 타협하려 했다. 그게 최선이라고만 생각했기에. 하지만 아버지는 딸의 진심을 깨닫고 아버지로서 자신이 해야 될 ‘진짜’ 일을 하려고 했다. 가정을 일구어가야 되는 가장이었지만 딸의 죽음을 그저 묵묵히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그렇게 도움을 구하고 청하며 많은 이들을 만났다. 죽은 딸을 위해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들을 정말 해내고야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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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역을 맡은 박철민을 보며 진한 감동을 느꼈다. 관객을 웃길 줄 아는 사람이 진정 울릴 줄도 아는구나. 수많은 애드리브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줬던 그가 또 이렇게 눈물을 쏟게 하는구나. 자신이 운전하는 택시 뒷좌석에서 딸을 보내야만 했던 아버지의 억울함, 마지막 그 한 마디를 이야기하는 아버지의 진심, 세상 그 누구의 아들과 딸을 지켜주고 싶어 했던 그 마음. 그렇게 우리는 아버지의 진심을 배운다. 관객들의 발걸음은 괜히 움직이는 게 아니다. 6일 개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20분.(사진=OAL)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m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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