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코넥스 상장사들의 코스닥·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 코넥스에 상장한 우량 벤처·중소기업의 코스닥·유가증권시장 이전을 유도해 코넥스시장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는 6일 “코넥스 상장기업들이 이전 상장할 때 상장폐지를 위해 거래소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 부담을 낮추고 심사기간을 줄이기로 했다”며 “이달 초 코넥스 상장규정을 개정했다”고 말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넥스 상장사들은 코스닥·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위한 상장폐지를 신청할 때 ‘주주총회 특별결의 의사록’ 대신 ‘이사회 의사록’을 제출하면 된다. 코넥스 상장사들이 상장폐지를 위해 주주총회를 열고 전체 주주 중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하는 절차를 생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회사 정관에서 이전 상장 절차를 ‘주주총회 특별결의’에서 ‘이사회 결의’로 바꾸면 상장폐지를 위한 주주총회를 열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상장폐지 사유를 검토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거래소 ‘상장공시위원회’의 심의절차도 생략하기로 했다. 코넥스에서 이전 상장한다고 해서 주주이익이 침해되거나 투자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코넥스 상장사들은 거래소의 이전상장 절차 간소화 방침에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코넥스 상장사의 이전 상장을 쉽게 하는 ‘패스트트랙’ 요건이 더욱 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매출 200억원 이상, 코넥스 상장기간 1년 이상, 하루 평균 거래량 1만주 이상 등이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옮겨갈 수 있다.

김창호 아진엑스텍 대표는 “거래량과 매출 요건을 낮춰달라고 거래소에 건의했다”며 “적정한 시기에 보완된 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수/윤희은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