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조금이라도 쌀 때…5일 연속 47만株 확보"
대림가(家) 3세인 이해영 대림B&Co 사장(43)이 5거래일 연속 12억원 상당의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쌀 때 주식을 사 경영권을 안정시키고 자녀 지분을 늘리겠다는 다중 포석이 깔린 것으로 증권가에선 보고 있다.
대림B&Co는 고 이재준 대림그룹 창업주의 차남 이부용 전 대림산업 부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욕실 관련 건축자재 제조 회사다. 2007년 대림통상 계열사였던 대림B&Co는 이 전 부회장의 삼촌인 이재우 대림통상 회장(창업주 동생) 측과 경영권을 놓고 다툼을 벌인 끝에 이 전 부회장의 장남 이해영 사장이 경영권을 가져왔다.
37세 때 최대주주에 오른 이 사장은 경영권 안정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1월23일 대림통상 주식 677만여주(45.16%)를 넘겨받은 이 사장(17.69%)은 동생 해서씨(13.90%), 이 전 부회장(13.56%)과 지분을 나눠 가졌다. 이후 이 사장은 장내매매를 통해 이 전 부회장과 해서씨의 주식 160만여주를 사들이면서 지분율을 29.89%까지 끌어올렸다. 주가가 2500원대에서 1300원대로 떨어진 1년(2008년 4월~2009년 3월) 동안 23회에 걸친 장내 매수로 지분을 2%가량 늘렸다.
한동안 주식 매수가 뜸했던 이 사장이 2년여 만에 지분 확대에 나서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4일까지 47만5010주(3.16%)를 장내 매수했다. 보유현금 12억3872만원을 썼다. 주당 2325~2830원에 산 것으로 고점(4500원대)을 찍은 2012년 6월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가격이다.
취득한 주식 중 33만3310주는 이 사장 본인 명의로, 지분율은 31.63%(474만3970주)에서 33.85%(507만7280주)로 올랐다. 이 사장 측은 지난해 말 주가가 2000원 안팎으로 비교적 낮을 때 잇따라 증여도 했다. 작년 11월19일 이 전 부회장은 이 사장의 두 아들에게 각각 43만5000주(2.90%)를 줬다. 이 사장도 12월 열 살 된 딸과 친인척 권은희 씨에게 각각 2만8000주를 증여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주식 증여세는 상속된 날짜 직전 2개월, 직후 2개월의 평균시가를 기준으로 삼는다”며 “주가가 저점이라고 판단해 증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