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제조업체 ‘짐치독’의 노광철 대표는 건국대 전기공학과 2학년이던 2009년 김치를 제조하고 수출까지 하는 벤처기업을 설립했다. ‘벤처창업과 경영’이라는 과목을 수강하며 기업인의 꿈을 키운 그는 연매출 180억원에 직원 70명을 거느린 기업으로 키웠다. 노 대표는 “자금 조달 및 재무관리, 기업경영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대학 강의와 교수님의 멘토링이 큰 도움이 됐다”고 회고했다.

건국대는 1999년부터 벤처창업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등 학생들에게 기업마인드를 심어주는 데 공을 들여왔다. 2002년에는 벤처 전문가 양성과 관련 업계 네트워크 구축을 목적으로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벤처전문기술학과’를 설립해 체계적인 창업교육에 나섰다. ‘벤처창업 및 경영’ 과목은 연간 500명의 학생이 수강하는 인기 강좌로 떠올랐다.

건국대는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최근 정부의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중소기업청과 창업진흥원이 지원하는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은 대학생과 일반인의 창업 활성화를 위해 창업지원 인프라와 실적이 우수한 대학을 지역의 창업 거점으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2011년 이후 18개 대학이 지정됐으며 올해 건국대(서울), 단국대와 경기대(경기), 순천향대(충남), 원광대(전북) 등 전국 권역별로 5개 대학이 추가 선정됐다.

건국대는 창업선도대학 선정을 계기로 서울 5개 구청과 연계해 창업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우선 학생들의 미국 실리콘밸리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할 ‘KU 미래창조센터’를 이달 말께 미국 현지에 설립한다.

건국대는 앞으로 창업교육 및 창업아이템 사업화를 지원하고 창업융합 전공을 개설하는 등 창업 친화적 학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철규 건국대 신산업융합학과 교수(벤처창업지원센터장)는 “창업선도대학에 선정된 것을 계기로 창업지원 활동을 더욱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지훈/박수진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