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앞세워 中공연시장 'K팝 열풍' 일으킬 것"
“올해에는 중국 시장에서 공연 관람료 매출이 작년보다 50% 이상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엑소를 중심으로 f(x), 보아, 강타 등 소속 가수들의 정규 공연을 크게 늘릴 겁니다. 일본에 치중했던 해외 시장을 중국으로 확장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대표(사진)가 지난달 27일 서울 청담동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밝힌 올해 경영비전이다. 지난해 말 엑소의 정규 1집이 국내에서 100만장 이상 팔려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한다.

“단일 앨범의 판매량이 100만장 규모로 커져 한류가 지속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어요. 내수시장이 탄탄해야 한류도 오래갈 수 있으니까요. 올해부터 또 다른 앨범이 100만장 이상 판매될 수 있다는 얘기지요. 또한 100만장 중 40만장이 중국어 버전이란 점에서 엑소가 중국인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어요.”

그는 중국 포털 바이두에서 활동하는 K팝 팬이 3000만명인데 대다수가 엑소를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엑소 멤버들의 노래와 춤 실력이 뛰어난 데다 그중 4명이 중국인이어서 친근감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중국은 돈이 안 되는 시장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어요. CF나 영화, 드라마 출연료 시장은 한국의 2~3배 규모로 커졌습니다. 공연 시장도 급팽창하고 있고요. 중국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해외 시장이기 때문에 여기에 힘을 모을 계획입니다. 물론 유럽과 미국, 동남아 시장도 지속적으로 공략하면서 말이죠.”

김 대표는 배우 매니지먼트와 콘텐츠 제작 자회사인 SM C&C를 설립한 배경도 들려줬다. 앞으로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를 아시아 시장을 장악하려면 음악 외에 드라마, 뮤지컬 등을 아우르는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나아가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방송 프로그램 제작이나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은 국내에서는 수익성이 크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경우에 따라 무한대의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가수뿐 아니라 연기자 포트폴리오가 중요하다는 얘기죠.”

지난해 경영 성과에 대해서는 엔화 약세 속에서도 선방했다고 자평했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위원이 내놓은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SM의 매출(연결기준)은 전년보다 16% 늘어난 2810억원, 영업이익은 19% 감소한 495억원으로 추정된다. 국내 음반 판매량은 2012년 110만장에서 지난해 170만장으로, 일본 콘서트 관객 수는 95만명에서 173만명으로 늘었다. 일본 음반 판매는 250만장에서 240만장으로 소폭 줄었다.

“일본 음반시장은 다른 나라들처럼 위축되고 있어요. K팝 열기도 일본에서 약간 식은 느낌이지만 동방신기 등 SM 소속 가수들의 성과는 더 좋아졌습니다. 특히 음반과 음원 판매 위주였던 이전과 달리 공연 매출이 급성장했어요. 동방신기가 투어에서 85만명을 모은 것은 일본 톱가수들에게도 벅찬 일이에요. 포트폴리오가 늘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그는 올해 가수들의 춤과 노래를 입체 동영상으로 보여주는 4D(4차원) 홀로그램 전용극장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유니버설 재팬에 극장을 개관한 데 이어 올해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도 연 뒤 아시아 전역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