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누가 뛰나] 광역단체장 선거 관전포인트
6·4 지방선거 결과는 집권 2년차에 접어든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 가도에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 거의 균형을 이루고 있는 광역단체장(새누리당 9곳, 민주당 8곳) 선거에서 누가 확실한 우위를 차지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최근 신당 창당에 나선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민주당과 야권의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한판 승부도 주목을 받고 있다.

여야가 내건 프레임은 ‘정권안정론’과 ‘정권심판론’이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의 임기 초인 만큼 ‘정권심판론’은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이번 지방선거가 ‘대선의 완결판’이라며 ‘정권안정론’에 힘을 실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취임 첫해부터 ‘대선 불복’으로 사사건건 정부·여당의 발목을 잡은 야당부터 심판해야 한다는 논리도 편다.

민주당은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과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파기 등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민주당은 ‘기초 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비롯해 노인연금, 경제민주화 등을 ‘박근혜 정부 8대 공약 파기’로 규정해 비판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원칙과 신뢰’ 이미지에 상처를 주는 방향으로 몰아간다는 전략이다.

안 의원의 신당이 가져올 파괴력이 얼마나 될지 관심거리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신당의 지지율이 20%대로 민주당의 2배가 넘는다. 민주당은 야권분열로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줘서는 안 된다며 야권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반면 안 의원 측은 정치 혁신이 우선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선거 막판 3~4위 후보가 자진 사퇴하는 방식으로 여야 간 1 대 1 구도가 형성되면서 자연스럽게 야권연대가 실현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6·4 지방선거 누가 뛰나] 광역단체장 선거 관전포인트

與 '정권안정론' vs 野 '朴정부 심판론' 진검승부

■ 서울·수도권

서울 새누리, 박원순 대항마 '주목'
경기 여야 중진의원들 잇단 출사표
인천 송영길 재선 길 안상수 맹추격

서울시장은 6·4 지방선거의 승부를 가를 최대 격전지다. 민주당에선 박원순 현 시장의 재선 도전이 확실시된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은 김황식 전 국무총리, 정몽준 의원, 이혜훈 최고위원 등 유력 인사를 총동원해 ‘서울 탈환’을 노리고 있다.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김 전 총리와 정 의원이 마음을 굳히면 여권 서울시장 후보경선은 3파전이 될 전망이다. 김 전 총리는 지난 21일 “(새누리당의 공식) 제안이 온다면 그때 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정 의원도 내달 초 귀국한 뒤 출마 여부에 대한 최종 결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수 신당 측에선 이계안 전 의원과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후보군으로 꼽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시장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지만, 향후 후보 경선과 본격적인 선거운동 과정을 거치면서 여야 후보 간 초접전 구도가 형성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경기지사는 김문수 현 지사가 3선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여야 중진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새누리당에선 4선인 원유철 의원과 정병국 의원이 나란히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선 4선의 원혜영 의원과 3선의 김진표 의원이 도전한다.

안철수 신당 측에선 김상곤 경기교육감과 정장선 전 의원이 거론된다. 현재 판세는 여당의 우세다. 경기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도민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원 의원, 정 의원 등 새누리당 후보들이 각각 야권 후보들과 벌인 가상 대결에서 41~44%대의 지지율을 보이며 앞섰다.

인천시장은 민주당 소속의 송영길 현 시장이 재선 도전을 선언한 가운데 새누리당에선 안상수 전 시장, 이학재 의원, 박상은 의원 등이 공식 출마선언을 했다. 민주당 현역의원 중에는 문병호 의원과 신학용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안철수 신당에선 박호군 전 과학기술부 장관과 박영복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이 후보군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송 시장이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안 전 시장이 뒤를 바짝 쫓는 등 현·전 시장 간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 영남권

부산 오거돈 변수…安신당 들어갈까
대구 새누리 텃밭 김부겸 출마 관심

경북, 김관용 지사 3선 도전…경남·울산, 새누리 경선 '불꽃'

서울·수도권을 제외하고 지방선거에서 가장 큰 판이 영남권이다. 부산·대구·울산·경남·경북 등 5개 광역자치단체가 있다. 영남권에선 새누리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예선전인 당내 경선이 더 뜨거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부산은 변수가 있다. 현재 무소속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이 지역에서 최근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오 전 장관은 안철수 신당인 새정치신당(가칭)에서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 전 장관의 신당행 여부를 떠나 새누리당 서병수 박민식 의원, 민주당 김영춘 전 의원과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외 4개 광역자치단체장에선 새누리당 후보들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3선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김범일 시장(새누리당)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대구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의 김부겸 전 의원이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다.

김 전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 때 대구 수성갑에서 이한구 의원과 맞붙어 40.4%를 득표했다. 새누리당에선 주성영·권영진·배영식 전 의원이 나올 전망이다. 김부겸 전 의원이 나올 경우 새누리당에서 중량감 있는 인사를 내보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4선의 이한구, 3선의 유승민 의원 등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경북에서는 김관용 도지사가 3선에 도전한다. 권오을 전 새누리당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이철우 의원도 새누리당에서 거론되면서 당내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오중기 경북도당 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경남지사엔 홍준표 경남지사(새누리당)가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박완수 창원시장(새누리당)도 출마의사를 나타냈다.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새누리당 내 경선에 불꽃이 튈 전망이다. 민주당에서는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이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울산시장엔 새누리당에서 지역구를 둔 강길부 김기현 정갑윤 의원이 뛰고 있다. 민주당에선 송철호 변호사, 통합진보당에선 이영순 전 의원, 정의당에선 조승수 전 의원 등이 출마한다. 울산시장의 경우 경북지사와 마찬가지로 새누리당이 절대적 우위를 보이고 있어 본선보다 새누리당 내 경선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호남권

광주·전북 민주-安신당, 氣싸움…'압도적 강자' 없어

전남, 이낙연·김효석 대결 볼만

호남은 민주당의 전통 텃밭이어서 과거 전국적인 큰 관심을 끌지 못했으나 이번 지방선거에선 상황이 달라졌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의 새정치신당이 민주당보다 월등한 지지율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신당이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에서 한 자리라도 차지하면, 야권 전체의 대안세력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 의원이 경쟁적으로 호남을 찾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광주가 방향타를 쥐고 있다. 광주는 민주당 강운태 광주시장과 이용섭·강기정 의원,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무소속), 이정재 새누리당 광주시당위원장 등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안 의원 측의 윤장현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신당 소속 출마가 거론된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윤 위원장은 강운태 시장 및 민주당 의원들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전남은 박준영 지사가 3선 연임 제한으로 무주공산이 된 상태다. 민주당에선 4선의 이낙연 의원과 3선의 주승용 의원, 김영록 의원 등이 출마 선언을 한 상태에서 신당 측에서 여러 인물이 뛰고 있다. 민주당 소속으로 3선을 지낸 김효석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고, 함평나비축제로 유명세를 탄 이석형 전 함평군수가 출마선언했다.

전북도 ‘호남 여당’인 민주당엔 버거운 상황이 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신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서다. 전북지사 후보로 민주당에선 유성엽·김춘진 의원과 송하진 전주시장 등이 거론된다. 신당에선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가장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다. 새정치추진위는 강 전 장관의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에선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전희재 전 전북도 행정부지사, 나경균 전주덕진 당협위원장, 박철곤 전기안전공사 사장 등이 출마 예상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처럼 호남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민주당은 박지원 의원(전남지사), 정동영 상임고문(전북지사) 등에 대한 차출론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충청권

대전·세종 수도권 못지 않은 치열한 접전 예고

충남, 안희정 인물론 한발 앞서
충북, 새누리 전략공천 가능성

충청권은 수도권 못지않은 접전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새누리당은 대전·세종, 민주당은 충남·충북에서 2곳씩 광역단체장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때 지역 정당인 자유선진당이 새누리당과 합당한 데다 최근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의 돌풍으로 야권이 쉽지 않은 싸움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대전은 현직인 염홍철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이 됐다. 새누리당은 전임 시장인 박성효 의원이, 민주당은 자유선진당 출신인 권선택 전 의원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선병렬 전 의원은 안 의원 신당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충남에서는 재선에 도전하는 안희정 지사가 인물론에서는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에 맞설 새누리당 후보로는 이명수·홍문표 의원과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 전용학 전 의원, 성무용 천안시장 등이 거론된다. 안 의원 측에서는 류근찬 전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충북은 이시종 지사의 재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새누리당에서는 이기용 충북교육감, 서규용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이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 정책실장·경제수석 등을 지낸 윤진식 의원이나 부친이 충북 영동 출신인 나경원 전 의원, 중소기업중앙회장인 김기문 로만손 회장 등의 전략공천 가능성도 점쳐진다.

세종은 신설 도시인 만큼 민심의 향방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새누리당 출신인 유한식 시장이 당선됐지만 2012년 총선에서는 이해찬 민주당 의원이 뽑혔다. 현재 새누리당에서 유 시장이 최민호 전 행복도시건설청장과 경합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춘희 전 행복도시건설청장과 최준섭 전 연기군수의 출마가 예상된다.

■ 강원·제주권

강원, 새누리 후보 난립…민주선 최문순 유력
제주, 3파전 양상 뚜렷

최문순 강원지사는 민주당 내 경쟁자가 없는 상태다. 새누리당에서는 권성동, 한기호, 황영철 등 현역의원이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이광준 전 춘천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시장에서 물러나 표밭을 다지고 있다.

최흥집 강원랜드 대표도 지난 28일 출마를 선언했다. 육동한 서울대 특임교수, 정창수 인천공항공사 사장 등의 출마설도 나오고 있다.

보수세가 강한 지역 특성상 최 지사의 재선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보수세가 강해 2012년 19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9석 모두 새누리당이 석권한 데다 민주당 지지율이 낮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제주지사 선거는 새누리당, 민주당, ‘안철수 신당’의 3파전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출마를 준비 중인 후보가 많다. 우근민 현 지사를 비롯해 김경택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 김방훈 전 제주시장, 김택남 천마그룹 회장, 양원찬 재외 제주도민총연합회장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에선 김우남 의원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시된 도지사 후보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유지하며 강력한 후보로 부상했다. 박희수 도의회 의장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안철수 신당 쪽에선 신구범 전 지사의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