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 롯데, NH농협 등 신용카드 3사에서 1억건이 넘는 개인 신용정보가 빠져나가면서 이에 편승한 사기 범죄가 속출하고 있다. 유출 사고를 낸 3개 카드사가 접수한 카드 해지와 회원 탈퇴 신청건수, 재발급 신청건수는 26일 오후 6시 현재 548만5000건으로 550만건에 달했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고객정보 유출사고가 일어난 이후 소비자들의 불안을 이용한 사기가 잇따랐다. A씨는 최근 검찰청 직원을 사칭한 남성으로부터 ‘정보유출 사고에 연루됐으니 수사를 위해 요청하는 정보를 알려달라’는 전화를 받고 계좌 비밀번호와 보안카드번호 등을 알려줬다가 5000만원의 피해를 봤다.

B씨는 자신의 컴퓨터로 정보유출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카드사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300만원의 피해를 봤다. 알고 보니 컴퓨터에 악성코드가 심어져 있어 카드사 홈페이지가 아닌 피싱 사이트로 유도됐고 그 사이트에서 금융거래정보를 입력했기 때문이었다.

개인정보를 유출한 신용카드사와 개인신용평가회사(KCB)가 보낸 것처럼 가장해 소액결제를 유도하는 문자 메시지(SMS)도 다수 발송됐다. 카드사 직원인 것처럼 속이고 ‘기존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해줄 테니 미리 돈을 갚으라’고 유인해 500만원을 가로챈 범죄도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사건연루, 수사협조 등을 빙자해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 금융거래정보를 묻는 경우는 100% 사기”라고 말했다.

2차 간접 피해 우려가 커지면서 5일간 3개 신용카드사의 카드를 해지하거나 회원에서 탈퇴한 건수는 238만건(26일 오후 6시 기준)이 넘었다. 해지 및 탈회건수는 KB국민카드가 99만3000건으로 가장 많았고 NH농협카드도 90만8000건에 달했다. 롯데카드는 48만6000건이었다. 재발급 요청건수도 전체 299만8000건으로 300만건에 육박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