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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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파프리카 등 신선농산물을 일본 등 아시아에 3억달러어치 수출할 것입니다.”

이상욱 농협 농업경제 대표(56·사진)는 26일 서울 중구 충정로1가 농협중앙회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농업이 수출산업이 되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한국의 신선농산물 수출액은 2억달러. 이 대표는 올해 목표를 지난해보다 50% 높게 잡았다. 그는 3000명의 수출전업농을 육성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2000억원의 지원자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 자금은 수출전업농에게 무이자로 빌려준다.

농협은 올해 전략 수출 국가로 일본을 꼽았다. 이 대표는 “일본 수출을 위해 유통업체 ‘이온그룹’, 식품업체 ‘전일본식품’, 식자재납품업체 ‘하나마사’ 등 3곳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수출 물량과 일정을 조정 중”이라며 “다음달 이온그룹의 품목별 실무진이 농협을 방문해 이를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요 수출 품목으로는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파프리카를 비롯해 양파, 배, 멜론 등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껍질을 벗겨 썰어놓은 양파는 일본 측이 수출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이 대표는 “일본에서는 지역별로 양파 재배시기가 달라 일시적인 가격 불안정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전일본식품 측의 설명”이라며 “한국 내 양파값이 저렴할 때 양파를 대량 수매해 저장했다가 수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농협은 일본 외에도 중국 시장의 수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그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8000만명의 중국 고소득층이 한국산 농산물을 사먹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수출 논의가 본격화한 것은 지난해 완공된 안성물류센터가 가동되면서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을 끈 덕분”이라며 “내년 밀양물류센터까지 완공되면 수출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농업 현안에 대해서는 “수급 불균형으로 고통을 겪는 국산 콩 농가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부제조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생산자인 농민에게 미칠 피해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이 농협의 의견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농협은 콩 수매량을 2012년 대비 62.5% 늘리고 두부와 두유 등 콩 가공제품 특가 판매를 추진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판단”이라며 “동반성장위원회 측에 대기업의 두부 제조를 허용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농협은 가격이 저렴한 자체상표(PB) 제품을 확대해 장바구니 물가를 낮춘다는 계획도 세웠다. 올해 첫 행사로 지난 16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하는 설 차례용품 할인전에서 농협 PB상품을 적극 소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농협 PB제품을 구매하면 전통시장과 대형유통업체에 비해 최대 10%까지 저렴하게 차례상을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