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 다시 1% 아래(전기 대비)로 떨어졌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축소되면서 건설투자가 마이너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SOC투자 줄어 성장률 '발목'…다시 1% 밑으로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질GDP는 전기 대비 0.9%(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0.8%에서 2분기와 3분기 각각 1.1%로 회복했다가 4분기에 다시 1%를 밑돌았다.

김화용 한은 지출국민소득팀 과장은 “성장세 둔화에는 건설투자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며 “특히 정부의 SOC 투자가 4분기에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상반기에 재정을 당겨쓴 데다 세수 부족까지 겹쳐 연말 지출 여력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4분기 건설투자는 5분기 만에 -3.8%(전기 대비)로 전환했다.

분기 성장률이 크게 꺾이지 않은 것은 가계와 기업 덕분이었다. 4분기 민간소비가 0.9% 늘어나 3분기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분기별 민간소비 증가율이 GDP 증가율을 따라잡은 것은 2012년 4분기 이후 1년 만이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2012년 1분기(10.4%) 이후 가장 높은 6.4%였다.

SOC투자 줄어 성장률 '발목'…다시 1% 밑으로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8%로 한은의 지난해 10월 전망치와 같았다. 2010년 6.3%, 2011년 3.7%, 2012년 2.0%로 내리막을 타다 3년 만에 반등한 것이다.

설비투자(-1.5%)가 2년째 마이너스였지만 수출(4.3%)이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가며 성장에 기여했다. 민간소비도 1.9% 늘었다. GDP에 무역 손실 규모를 반영한 국내총소득(GDI)은 4.3% 증가했다.

한은은 올해 경제 성장률을 3.8%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내수의 힘’이 얼마나 커질지는 미지수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건설 수주가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투자 부문의 성장세가 지속될지 지켜봐야 한다”며 ‘내수 중심의 성장세’로 보기에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