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스위스 제네바의 세계무역기구(WTO) 사무국. 한국에서 온 대학생이 물었다. “참사관님은 어떤 꿈을 가지고 있습니까?” 그러자 참사관은 “나에게는 물론 꿈이 있습니다….”라며 루소가 꿈꾼 자유·평등·박애의 세상을 이야기했다.

《나는 루소를 읽는다》는 WTO 등 국제기구에서 25년 가까이 일하다 지난해 귀국한 저자가 이때 학생들에게 미처 다 들려주지 못했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손’만으로는 불평등이 심화된 자본주의의 한계와 문명의 위기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사회계약론’ ‘에밀’ ‘인간불평등 기원론’ 등 정치·교육·철학·문학 등 각 방면으로 나뉘어 있는 루소의 저작과 사상을 집대성해 종합적인 해법을 모색한다.

저자는 “특권적 지위와 재산의 양극화 없이 모든 사람들이 능력에 따라 평등하게 일하고 이에 따른 부의 차이를 인정해 사유재산권을 지켜주는 사회가 바로 루소가 생각한 시민사회였다”고 지적한다. 루소는 일률적이고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 각자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선호했다고 우리의 교육현실을 비판한다. 아울러 ‘아메리칸 드림’은 99%의 분노를 막기 위한 속임수였으며, ‘월가를 점령하라’는 운동은 꿈에서 깨어난 99%가 분노한 목소리였다고 꼬집는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