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를 잡아라!”
새해 벽두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골프 여제’ 자리를 놓고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된다. 23일부터 나흘간 미국 바하마 파라다이스 아일랜드 오션클럽 골프장(파73·6644야드)에서 열리는 개막전 퓨어실크 바하마클래식(총상금 130만달러·우승상금 19만5000달러)에는 랭킹 1위 박인비(26·KB금융그룹)를 빼고 2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3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4위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총출동한다.
○박인비 불참…1위 뺏길라
박인비는 개막전과 2월 중순에 열리는 시즌 두 번째 대회인 호주여자오픈에 모두 불참한다.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진행하는 전지훈련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박인비가 출전하는 올 시즌 첫 대회는 다음달 20일 개막하는 혼다LPGA타일랜드로 잡혀 있다.
지난해 4월15일 랭킹 1위에 오른 박인비는 현재 40주 연속 ‘지존’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박인비의 랭킹 포인트는 10.34점으로 2위 페테르센(9.94점)에 0.4점 앞서 있다. 최근 성적이 높게 반영되기 때문에 페테르센이 박인비가 빠진 2개 대회에서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1, 2위가 뒤바뀔 수도 있다.
한국 선수로는 랭킹 7위 최나연(27·SK텔레콤)과 10위 김인경(26·하나금융그룹), 지난해 챔피언 이일희(27·볼빅) 등이 개막전에 출전한다. 지난해 말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한 이미림(24)은 LPGA투어 데뷔전에 나선다.
○커리어 그랜드슬램 경쟁 후끈
박인비는 올해 최연소 커리어-그랜드슬램 도전으로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캐리 웹(호주)이 26세6개월3일인 2001년에 이를 성공해 최연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1988년 7월12일생인 박인비가 오는 7월13일 막을 내리는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할 경우 만 26세1일에 커리어-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돼 웹의 기록을 6개월2일 앞당기게 된다.
한 가지 변수가 있다. 1989년 1월23일생인 청야니(대만)가 6월22일 종료되는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해 커리어-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면 박인비에 한발 앞서 이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박세리가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한국 선수 최초로 커리어-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리디아 고는 올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면 남녀 통틀어 최연소 메이저 챔피언에 오르게 된다. 남자는 영 톰 모리스(스코틀랜드)가 1868년 만 17세181일의 나이로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한 것이 최연소 기록이고 여자는 2007년 모건 프레셀(미국)이 18세10개월9일의 나이로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최연소 챔피언에 등극했다. 리디아 고는 오는 4월24일 만 17세가 된다. 올해 어떤 메이저대회에서 이겨도 최연소 메이저 우승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100만달러 놓고 포인트 경쟁
투어는 ‘레이스 투 더 CME 글로브(Race to the CME glove)’라는 포인트 제도를 신설해 가장 높은 포인트를 획득한 선수에게 100만달러(10억원)의 보너스를 주기로 했다. 매 대회 우승자에게 500점을 주고 커트를 통과한 선수들에게 순위에 따라 차례대로 포인트를 부여한다. 메이저대회 우승자는 625점을 받아 일반 대회보다 25%의 가산점이 더 붙는다.
아울러 7월24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국가대항전 ‘인터내셔널 크라운’에 출전하기 위한 경쟁도 시즌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른다. 1번시드를 받은 한국 등 출전 8개국이 확정된 상태이며 출전 선수는 나비스코챔피언십 직후 월드랭킹 순으로 가려진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