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vs 르노삼성 '엎치락 뒤치락'…'넘버 4'는 누가 될까
지난해 르노삼성과 쌍용자동차는 국내 판매 순위 4위를 두고 피말리는 경쟁을 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르노삼성의 적수가 되지 못했던 쌍용차가 권토중래하면서 일어난 일이었다.

2011년만 해도 르노삼성은 트리플 스코어에 가깝게 쌍용차를 앞서 나갔다. 하지만 상황은 2012년부터 바뀌었다. 쌍용차가 오랜 노사분규를 마무리짓고 전열을 가다듬으면서부터다. 모회사인 프랑스 르노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으며 르노삼성의 부진도 겹쳤다. 르노삼성으로선 두 가지 악재였고 쌍용차 입장에선 겹경사였다. 2012년의 결과는 르노삼성의 판정승. 그 차이는 1만2000여대였다.

쌍용차는 지난해 복수 기회를 잡았다. 작년 1월부터 승기를 잡은 쌍용차는 8월까지 르노삼성을 앞섰다. 쌍용차는 르노삼성이 500대 늘리면 1000대 더 많이 파는 식으로 매달 500대가량씩 더 많이 팔았다.

르노삼성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작년 9월 5000대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면서 쌍용차를 추월했다. 10월과 11월엔 잠시 주춤했지만 12월엔 8000대가량 팔며 쌍용차를 1000대 이상의 격차로 따돌렸다.

물고 물리는 혼전은 올해도 반복될 것이라는 게 국내 자동차 업계의 전망이다. 무엇보다 르노삼성이 그동안의 부진을 털고 재도약을 꿈꾸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QM3
QM3
르노삼성은 작년말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세단을 결합한 ‘QM3’를 내놓으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QM3 한정 판매량인 1000대를 단기간에 완판한 여세를 몰아 올해도 QM3만 1만5000대가량을 파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새해부터 공격적인 마케팅도 시작했다. 1월 한 달간 차를 산 고객이나 가족에 말띠가 있으면 나이에 따라 최대 84만원을 깎아준다. 예를 들어 1954년생 말띠라면 만 나이인 60에 1만원을 곱한 60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말띠가 아니라면 가장 가까운 말띠 해에 해당하는 금액의 절반 만큼 할인 혜택을 받는다.

디젤 차량 모델도 확대한다. 오는 3월 본격 판매에 들어가는 QM3를 앞세워 기존 4개 모델의 판매량을 늘릴 계획이다. 연내 전 모델의 기능을 개선한 신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코란도 투리스모
코란도 투리스모
쌍용차도 가만히 있지 않을 태세다. 주무기인 SUV에 집중해 4위를 지킨다는 전략을 세웠다. 판매 목표도 작년 실적보다 10%가량 늘렸다. 구체적으로 국내에서만 6만9000대를 팔고 해외에선 이보다 2만대 이상 많은 9만1000대를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계획대로 되면 쌍용차는 2002년 이후 12년 만에 다시 16만대 판매 기록을 세우게 된다.

올해도 대표 모델인 코란도 패밀리가 앞장 선다. 코란도 투리스모를 필두로 뉴 코란도C, 코란도 스포츠 등이 쌍용차의 부활을 이끌어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마케팅도 강화한다. 전 지역본부에 시승센터를 운영하고 대리점을 10개 더 낼 예정이다. 또 대리점 환경을 개선하고 우수 매니저를 육성하기로 했다. 중장기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할 방침이다. 연내 소형 크로스오버 유틸리티차량(CUV)인 X100개발을 마무리해 내년에 출시하기로 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신차 1종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이유일 쌍용차 사장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급격한 기술 변화와 업체 간 경쟁 심화가 예상되지만 새롭게 수립한 중장기 발전 전략을 근간으로 확고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