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재익 경제수석의 부인 이순자 여사(오른쪽부터), 현오석 부총리, 오명 전 부총리,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김재익 경제수석의 부인 이순자 여사(오른쪽부터), 현오석 부총리, 오명 전 부총리,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김재익 청와대 경제수석은 한국 경제사의 ‘큰 바위 얼굴’입니다. 한국 경제는 고인께 많은 빚을 졌습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김재익 정신 재조명 학술대회 겸 평전출판기념회’에서 김 전 수석과의 특별한 인연을 떠올리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김 전 수석은 1980년대 초반 공정거래법 제정, 부가가치세 도입, 금융실명제 시도 등 과감한 경제개혁을 추진하면서 시장경제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으로부터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라고 평가받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1983년 10월 전 전 대통령의 버마(현 미얀마) 순방을 수행했다가 북한의 아웅산테러로 순직했다.

이날 기념식에서 현 부총리는 1976년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근무할 당시 경제기획국장이던 김 전 수석을 모시고 제4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1977~1981년)을 수립했다고 회고했다. 현 부총리는 지난해 김 전 수석의 서거 30주년을 맞아 기재부 간부들과 고인의 묘역을 찾기도 했다.

현 부총리가 이날 축사에서 비유한 ‘큰 바위 얼굴’은 미국 소설가 너새니얼 호손의 단편소설 ‘큰 바위 얼굴’에서 주인공 어니스트가 닮고 싶어 찾아 헤매던 초인을 뜻한다.

현 부총리는 “김 전 수석은 시장경제에 대한 투철한 의지와 자기 확신, 선각자적인 혜안과 통찰력, 목표지향적 사고와 집요한 실행력 등 자신의 재능 모두를 오직 부국부민(富國富民)에 쏟아부었다”며 “인재는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언제 어디서든 드러나게 마련이라더니 사후 30년이 지난 지금 다시 김재익 정신이 부각되고 있다”고 추모했다.

이날 행사에는 현 부총리와 오명·강경식 전 부총리, 노성태 한화생명경제연구원 고문, 맹정주 여의도연구소 정책고문, 오연천 서울대 총장, 장병완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 이영탁 세계미래포럼 이사장,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대한민국은 그를 여전히 그리워한다’는 부제가 붙은 김재익 평전(고승철, 이완배 공저)의 이날 출판기념회 수익금은 전액 고인의 유족이 설립한 김재익기념사업회에 기증됐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