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마케팅] 완판의 법칙…별들에게 물어봐!
인기 연예인과 스포츠선수 등을 모델로 기용해 마케팅을 펼치는 ‘스타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드라마 영화 방송 등에서 스타가 착용한 옷이나 신발, 가방, 액세서리 등은 ‘OOO 가방’ ‘OOO 신발’ 등으로 불리면서 날개돋친 듯 팔린다. 스타 마케팅은 이제 금융과 가전, 정보기술(IT), 의류업계를 넘어 아웃도어, 화장품, 커피, 치킨업계 등으로 파급됐다. 이른바 ‘스타 마케팅의 신(新) 4대 격전지’다.

패션시장을 점령한 아웃도어 광고 시장은 다른 업계보다 스타 모시기 경쟁이 치열했다. 톱모델을 내세울 경우 비용적 측면에서 부담스럽지만 브랜드 인지도를 단숨에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톱스타를 모델로 기용한 아웃도어 업체들은 브랜드 이미지나 주력 상품군에 따라 차별화한 모델 전략을 쓰고 있다. 우선 톱스타 커플을 모델로 기용해 과거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아웃도어 제품을 남성과 여성 소비자에게 동시에 어필하고 있다.

트레킹 등은 여자도 함께할 수 있는 야외활동이란 점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코오롱스포츠의 장동건과 탕웨이, 블랙야크의 조인성과 한효주, 라푸마의 유아인과 고준희가 대표적인 예다.

젊고 감각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아이돌 그룹을 모델로 내세우기도 했다. 아이돌 그룹이 보유한 10~20대 두터운 팬층을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아이더는 이민호와 윤아, 빈폴은 수지, 네파는 옥택연을 모델로 각각 기용했다.

화장품업계도 스타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스킨푸드는 10~20대에게 사랑받고 있는 탤런트 이종석과 하연수를 모델로 발탁해 ‘차별화된 품질’을 강조한다.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는 모델인 송혜교와 송중기가 함께 참여하는 글로벌 뷰티 캠프를 진행했다. 아시아 7개국 30여명의 아시안 걸즈와 함께 1박2일간 캠프를 펼친 것. 아모레퍼시픽의 한방화장품 브랜드 한율도 모델인 전지현과 힐링 투어를 떠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스킨푸드도 매년 진행하던 고객 대상 푸드 여행을 모델 이종석과 고객들이 함께 떠나는 여행으로 전환했다.

치킨 광고 시장에서는 멕시카나가 2011년부터 가수 아이유를 모델로 기용하고 있다. 아이유의 밝은 이미지를 내세워 남녀노소 누구나 치킨 메뉴를 즐긴다는 점을 강조한다. 티바두마리치킨의 모델은 트로트 가수 장윤정이다. 40~50대 중·장년층을 공략해 고객층을 넓히기 위해서다. BHC는 걸그룹 ‘걸스데이’, 페리카나치킨은 걸그룹 ‘씨스타’를 모델로 각각 내세웠다. 커피 광고시장에서는 동서식품이 선두주자다. 김연아 공유 이나영 송중기 등 광고시장의 ‘최대어’라고 할 수 있는 모델을 제품별로 기용하고 있다. 주 수요층이 광고모델에 영향을 많이 받는 20대 후반~30대 여성층이기 때문. 남양유업도 누보 브랜드 모델로 김태희, 이정재를 활용했다.

스타 마케팅은 스타들의 지명도를 활용해 한층 친숙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데다 제품 이미지에 부합하는 모델을 캐스팅하는 만큼 상품 특징을 알리기에도 좋다. 하지만 기업들의 ‘스타 마케팅’에 현혹돼 충동구매로 이어진다면 과소비를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제일기획 캐스팅 매니저 송문규 프로는 “인지도와 지명도가 높은 톱스타를 광고모델로 기용할 경우 소비자에게 한층 친숙한 느낌을 제공하면서 제품에 대한 심리적인 신뢰감도 형성해준다”며 “그러나 스타의 인기에 흠집이 생기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제품의 이미지도 함께 타격을 받을 위험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빅3 광고모델' 수지·김연아·전지현

수지, 김연아, 전지현이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빅3’ 광고모델로 나타났다. CM전략연구소가 지난해 한국경제신문과 공동으로 수도권 거주자 1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방송광고 호감도 조사에서 세 모델은 최상위권인 평균 5% 이상을 기록했다.

수지는 지난해 방송광고에만 12편 출연했다. 20~30대 젊은 남자들이 좋아하는 수지를 모델로 내세워 고객층을 넓히려는 기업이 많았기 때문. 가령 도미노피자는 2012년 하반기부터 수지를 모델로 기용해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를 크게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지현은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모델이다. 쿠팡이 지난해 5월부터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한 뒤 브랜드 호감도를 크게 높였다. 전 세대 고른 연령층이 좋아하는 김연아는 맥심과 프로스펙스 등의 모델로 활동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동반 상승시켰다.

경원식 CM전략연구소장은 “빅모델은 신규 브랜드가 인지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며, 기존 브랜드들은 이미지를 바꾸는 데 적절한 마케팅 수단”이라며 “브랜드 인지도가 정체돼 있을 때 기업들은 모델을 교체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