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왼쪽)이 2002년 서울 한남동 승지원을 찾은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한경DB
이건희 삼성 회장(왼쪽)이 2002년 서울 한남동 승지원을 찾은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한경DB
글로벌 초일류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이 삼성 배우기에 나섰다.

13일 GE코리아에 따르면 GE의 글로벌 임원 600여명은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보카레이턴시에서 열린 ‘2014 GE글로벌리더십 미팅’에서 삼성의 경영 방식에 관한 강연을 들었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이 “삼성의 경쟁력을 배우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GE글로벌리더십 미팅은 한 해 성장 목표와 전략, 우수사례 등을 공유하는 GE의 핵심 행사다. 특히 올해 미팅의 주제 중 하나가 ‘스피드 경영’인데, 이를 실천하는 기업으로 삼성을 꼽고 특별 강연을 마련한 것이다. 이멜트 회장은 지난해 10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삼성이 대규모 기업을 스피드(속도감) 있게 이끌어나가는 게 다른 기업엔 두려우면서도 부러운 점”이라고 삼성을 치켜올렸다.

강연은 지난 7일 오전 ‘삼성 웨이-글로벌 일류기업 삼성을 만든 이건희 경영학’의 저자인 송재용 서울대 경영대 교수를 초청해 1시간가량 진행됐다. 강성욱 GE코리아 총괄사장이 질문을 던지면 송 교수가 대답하는 식이었다.

강 사장은 “GE와 삼성은 둘 다 덩치가 매우 큰 조직”이라며 “대규모 조직인 삼성이 빠른 의사결정을 하고 승부근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기업문화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삼성이 애플의 아이폰에 쇼크를 받고 부랴부랴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투자한 지 4~5년 만에 애플보다 시장점유율이 높아진 사례를 들어 삼성식 스피드 경영 메커니즘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도전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위기의식을 공유하며 굉장한 응집력을 나타내는 삼성 특유의 문화와 이를 가능케 하는 수직계열화 시스템 등에 대해 GE 임원들이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GE는 2010년에도 제휴관계인 현대카드의 정태영 사장을 미국 크로톤빌 연수원에 초청해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극소수의 상류층을 대상으로 한 VVIP 마케팅 기법 등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