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2008년 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이마트에 라면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조미료 제조업체인 내츄럴삼양을 거래 단계에 끼워넣어 별다른 역할 없이 수수료를 챙기도록 했다. 내츄럴삼양은 삼양식품의 전인장 회장 등 총수 일가가 지분 90.1%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구체적으로 내츄럴삼양은 삼양식품으로부터 11%의 판매수수료를 받고 이마트에는 6.2~7.6%의 판매장려금만 지급하는 방식으로 중간에서 수수료 차액을 챙겼다. 다른 라면 제조업체는 삼양식품과 달리 직접 대형마트와 거래하고 있다. 이 같은 거래 덕분에 내츄럴삼양은 이마트에 라면 납품을 시작한 1993년 자산 170억원, 매출 118억원에 불과했지만 2012년에는 각각 1228억원과 513억원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공정위의 통행세 과징금 조치는 2012년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구매 과정에서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롯데그룹에 이어 두 번째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