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선진국 초저금리…자산거품 계속 쌓일 것"
미국 중앙은행(Fed)이 양적완화 축소에 착수했지만 올해도 자산 거품은 계속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일본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선진국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자산 매입과 초저금리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WSJ는 “Fed 대신 어떤 중앙은행이 유동성 공급의 가속 페달을 밟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Fed가 자산매입 규모를 100억달러 줄인 월 750억달러씩 사들이더라도 초완화 기조 자체는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스티븐 로젠 옴니매크로펀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은 올해도 통화정책이 시장에 호의적이라고 믿고 있다”며 “앞으로 자산 거품은 계속 쌓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위험 정크본드(투자부적격 채권)의 인기가 높아진 것도 거품의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고위험 대출과 최저등급의 회사채 발행 금액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늘었다고 이날 보도했다.

고위험 대출과 채권에 대한 수요 증가는 미국 경기회복 초기의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전의 거품처럼 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러미 스테인 Fed 이사는 “오랜 기간 지속된 초저금리 때문에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좇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발행한 신디케이트론(여러 은행이 공동으로 하나의 차입자에 제공하는 중장기 대출)은 5352억달러(약 562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의 6042억달러를 밑도는 규모이지만 금융위기 이후로는 최고치다.

대출 문턱이 낮은 약식대출채권의 비중은 지난해 전체의 60%를 차지해 2007년(25%)을 웃돌았다. 현금 대신 채권으로 상환하는 현물지급채권(PIK·Payment-In-Kind)은 2012년 115억달러에 달해 금융위기 전 수준에 육박했다. 신용 거품의 문제아로 꼽혔던 ‘PIK토글’도 다시 등장했다. 러스 코스테리흐 블랙록 수석 투자전략가는 “2007년 시장 거품의 문제아로 꼽혔던 PIK와 약식대출채권 등의 활동이 함께 반등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정크본드의 발행도 급증했다. 최저등급인 트리플C(CCC) 회사채 발행은 지난해 153억달러로 금융위기 전 수준을 돌파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